본문 바로가기

시대를 휩쓴 K 카페 감성

K 카페 스타터 팩_캔모아

안녕 휴먼! 지금부터 여러분과 전두엽을 공유하겠습니다.

식빵..생크림.. 그네의자.. 눈꽃빙수…

뭐가 떠오르시나요? 방금 우리 같은 생각 한 거, 맞죠? 하나 더 해볼까요?

작동되지 않는 대형 벽시계… 허니브레드.. 악마빙수…

한 다리 건너면 보이던 카페베네, 함께 떠올렸나요?

우리는 이렇게 몇 개의 단어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당시를 떠올리고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을 하나둘 모으다 보면 어떤 문화나 상황에 대한 공통된 이미지로 나타나게 되고, 스타터 팩이라는 인터넷 밈으로 탄생하게 되는데요! 프라이스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의 카페부터 요즘의 트렌드까지, 한국의 카페 인테리어 감성을 수집했어요.

프라이스가 구성한 시대를 휩쓴 K 카페 스타터 팩! 지금 시작합니다. 😎


1. 생과일 전문
나야 캔모아♡ ブl억 ㄴrLI··¿ ュㄸĦ ュ 감성…★

최초의 생과일 전문점 캔모아! 프로방스풍 인테리어에 독특한 기물 (흔들의자, 그네의자 등..)을 들여놓고 당시 학생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생크림을 얹은 식빵 토스트를 무한으로 제공했던 추억의 장소입니다. 캔모아를 표방한 다양한 생과일 전문점이 생기기도 했어요. 현란한 인테리어와 더불어 눈이 휘둥그레졌던 메뉴판도 떠오르는데요! 시그니처였던 눈꽃빙수를 필두로 온갖 과일과 과자, 아이스크림으로 채운 파르페와 십여 가지 종류의 생과일주스 등 정말 많은 메뉴로 꽉 차 있었어요. 변치 않는 우정을 약속하며 벽면에 컴싸로 써 내려갔던 낙서, 그네 의자에 앉아 빙수를 먹던 기억. 이제는 주변에서 잘 찾아볼 수도 없어 정말 추억 속에만 남게 되는 건 아닌지… 그래서 더욱 아쉽고 그리운 장소입니다.

 K 카페 스타터 팩_캔모아

각자의 기억📝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떠올렸을까?

👻 친구랑 그네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창밖을 보며 눈꽃 빙수를 먹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식빵을 살짝 구워 곁들이는 생크림이 어찌나 맛있던지… 다른 곳에 가서 먹어도 절대 이때의 이 맛은 나지 않아요 (훌쩍)

👾 우리동네는 중고딩때 남자끼리 못 가는 분위기였거든요. 어쩌다 여자애들 갈 때 따라갔는데 레알 신세계였어요.

2. 한국 토종 프랜차이즈
허니 브레드에 아메리카노가 대세? 그 때 그 시절 카라멜 마끼아또

우리나라엔 카페가 참 많습니다. 이보다 더 많았던 때가 있었다면? 프랜차이즈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져나와 그야말로 프랜차이즈 카페 춘추전국시대였던 그 시절! 넘치는 카페 수만큼이나 제각기 다양한 메뉴와 디저트를 선보였어요. 그중 생크림이 잔뜩 올라간 허니브레드는 단연 최고 인기였죠. 음료를 주문하면 자리로 가져다주는 대신 영수증과 함께 주던 진동벨. 빨간 불빛과 함께 진동벨이 울리면 화들짝 놀라며 쟁반을 받으러 가던 셀프 서빙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때를 추억하면 재료를 아끼지 않은 대왕 빙수, 문 앞을 지나갈 때마다 코를 스치던 따끈한 모카 번 냄새. 카운터와 벽면의 우드 패턴과 라탄 의자가 통창으로 된 매장에 들어차 있고, 벽면에는 알 수 없는 레터링이 빼곡했던 특유의 인테리어가 떠오릅니다. 하루에 딱 두 번 맞는 대형 벽시계는 아직도 그곳에 있을까요?

 K 카페 스타터 팩_한국 토종 프랜차이즈

각자의 기억📝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떠올렸을까?

👻 어딜 가든 빵 냄새였어요. 카페인데? 온통 허니브레드! 1 테이블 1 허니브레드가 국룰이던 시절..

🐯 커피 맛도 모르고 달달한 커피 마시면서 “휘핑크림 많이 주세요.”로 주문을 마무리하던 20대 초반이 생각나네요. 언제부턴가 아메리카노만 마실 수 있는 몸이 되었지만… (커피의 쓴맛을 즐기게 되면 어른이 된 거라죠?)

🚬 실내 흡연이 금지되면서 투명한 벽으로 막힌 흡연실이 프랜차이즈 카페엔 꼭 있었던 것 같아요.

3. 인더스트리얼
짓다 만 건물 말고 진짜 industrial

최근 공사판이 그대로 카페가 된 밈이 유행했어요. 마감되지 않은 벽면, 무질서하게 쌓인 벽돌이나 흙더미. 이런 곳이 정말 힙한거야? 의문도 들었죠. 그와 동시에 요즘 보이는 공사장 인테리어 전에 유행하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은 산업, 공업 공간의 느낌이 강조된 인테리어 디자인을 이야기하는데요, 불필요한 장식이나 꾸밈을 배제하고 노출된 구조와 소재를 중요시합니다. Industrial design은 미완성된 under construction의 상태와는 다릅니다. 천장에 배관이나 전기설비가 그대로 노출 되어있더라도 실내의 분위기에 맞게 깨끗하게 마감되어 위생적으로도 안전합니다. 차가워 보이는 소재감 속에 독특한 오브제나 백열전구 조명 등으로 포인트를 더하기도 했어요. 콘크리트와 철골구조가 주를 이루는 한국 건축의 특수성에, 비용을 줄이고 싶어 하는 카페 창업자들의 니즈가 만나 만들어낸 K-감성이라고 볼 수 있죠.

 K 카페 스타터 팩_인더스트리얼

각자의 기억📝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떠올렸을까?

🐲 스팀펑크를 떠올리게 하는 특이한 소품들로 가득 차 있던 카페!

🤔 저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유행을 싫어했어요. 아무리 마감을 잘했다고 하지만 결국 공사장처럼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요즘 카페들을 보면 이때가 정말 잘 만들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층고 높고 넓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다보 면 왠지 뉴욕 브루클린이나 샌프란시스코의 힙스터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왠지 작업도 더 잘되는 것 같은 기분? (웃음) 그래서 저는 인더스트리얼 감성 카페를 자주 찾아요.

4. 인스타그래머블 (feat. 성수)
우리는 감성을 사랑해! 일단 코어에 힘 주실게요~

우리는 항상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기를 원합니다. 비록 그게 일회성이더라도! 인스타그래머블 한 카페를 둘러보면 각자의 테마에 맞춰 장식된 오브제들이 새롭습니다. 어디서 산 거지? 멋지고 유니크해요. 어느 곳을 찍어도 좋은 사진이 나오는 무드 충만한 카페에 앉아 이야기하다 보면, 모던한 접시에 독특하게 플레이팅 된 커피와 디저트가 나옵니다. 이건 찍어야지! 도저히 사진을 찍지 않고는 못 배기는 감각적인 비주얼에 절로 기분이 좋아져요. 영문 가득한 벽면과 메뉴로 마치 외국에서 커피를 즐기고 있는 경험을 주는 감성 속 한글로 쓰인 ‘1인 1메뉴 필수입니다.’ 문구. 모두가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어딘가 비슷해서 알 것도 같은 느낌이에요. 하지만 조금 불편해도 괜찮은 우리를 위한 감성 카페는 여전히 순항 중입니다.

 K 카페 스타터 팩_인스타그래머블

각자의 기억📝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떠올렸을까?

🐲 어딜 찍어도 멋진 공간과 플레이팅! 그런데 음료는 딱 두 입 컷… 양이 너무 적어!

🤔 여기에 음료를 놓는 건가? 아 테이블이었나? 의자라고? 용도가 헷갈리는 낮은 테이블과 불편한 의자에 몹시 당황했던 기억이…

🤩 힙한 인테리어와 커피 한 잔 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는 감성 카페! 저는 일부러 찾아가서 무드를 즐겨요.

to be continued…😎

😈 자료 수집하면서 잊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프라이스가 수집한 K 카페 감성. 함께 추억 할 수 있었나요? 아니면 에이 이게 없으면 안되지~ 하는 이야깃거리가 있었나요? 우리가 생각하는 필수 요소, 없어서 아쉬운 그 감성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한국 1세대 스페셜티 커피 매장, 커피 리브레 연남점

거리에서 본 커피 리브레 연남점
거리에서 본 커피 리브레 연남점
커피 리브레 신 연남점 ⓒfrice
신 연남점 오픈 첫 날, 국가대표 바리스타 대회 파이널리스트이자, 연남점 헤드 바리스타인 김명근 씨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커피를 세팅하고 있었다.
신 연남점 오픈 첫 날, 국가대표 바리스타 대회 파이널리스트이자, 연남점 헤드 바리스타인 김명근 씨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커피를 세팅하고 있었다. ⓒfrice

카페 오픈런, 거기에 에스프레소를 곁들인

수줍음이 많은 김명근 바리스타의 에스프레소는 깊고 깊은 심연 속에 한줄기 빛과 같은 느낌이다. 어둠 속에서도 끈질기게 빛을 잃지 않고, 섬세하고 아름답게 무지개와 같은 스펙트럼으로 갈라진다.

커피 리브레에서 제공한 에스프레소잔
ⓒfrice

강렬하면서 진득하다. 아름답고 선명하다. 기본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마시고, 설탕 한조각을 넣어 잘 저어 마시면, 강력한 질감 속에서 아름다운 향기와 커피가 뿜어내는 임팩트를 즐길 수 있다. 남반구 최고 스페셜티 커피 매장으로 손꼽히는 세인트 알리의 살바토레 대표는 한국을 방문해서 커피 리브레의 배드 블러드 블렌딩 에스프레소를 세계 최고의 커피로 손꼽기도 했다.

입구에서 바라본 커피 리브레 신 연남점
커피 리브레 신 연남점 1층 주문대를 바라본 모습
ⓒfrice

창립 14주년을 맞이한 커피 리브레는 한국인 최초 큐그레이더 서필훈이 설립했다. 보헤미안 서울의 팀장으로 핸드드립 커피 최고의 이론가였던 서 대표. 그는 2008년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의 커피 감정 자격증인 큐그레이더 시험에 통과했다. 커피생두를 감별하는 전문가가 탄생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스페셜티 커피는 생소했다. 스페셜티 커피의 기본 개념은 커피빈의 물질적 속성을 탐구하고 생산자의 이력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긴 평가 기준은 양질의 커피를 판단할 새로운 근거가 됐고 스페셜티 커피는 어느새 현대인이 커피를 향유하는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2010년대에 벌어진 커피업계의 커다란 변화중 하나.

이 변화를 이끈 커피 리브레는 그래서 한국 1세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손꼽힌다. 서 대표는 첫 매장을 연남동 동진시장에 열며 스페셜티 커피의 가치를 본격적으로 국내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연남동이 특별한 이유다.

커피 리브레 신 연남점에서 바리스타가 매장을 바라보는 모습
커피 리브레 신 연남점 1층의 브루잉 툴을 바라본 모습
ⓒfrice

신 연남점은 매장 입구에 푸어스테디 브루잉 머신이 도입됐다. 정교한 커피 추출을 가능케 한 첨단설비다. 한편 안쪽에는 과거 연남점 매장의 추억을 잇는 한약방 인테리어가 그대로 재현되었다.


커피 리브레의 마실거리

신메뉴 삼총사가 등장했다. 마로키노, 아포가토, 그라니타. 오직 연남점에서 맛 볼 수 있다. 마로키노는 에스프레소와 초콜릿 크림을 결합시킨 창작음료. 스팀화 시킨 초콜릿과 스페셜티 커피의 향미가 아름답게 공존한다. 여운이 오래 남는 음료다 .

커피 리브레 연남점의 시그니처 메뉴. 마로키노,아포가토,그라니타
왼쪽부터 마로키노, 아포가토, 그라니타 ⓒfrice

그라니타는 레몬 소르베를 이용한 에스프레소 기반 음료다. 개인적으로 한국 최고의 수제 아이스크림으로 꼽는 펠앤콜이다. 소르베의 선명한 산미가 커피와 결합해 입체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아포가토는 솔트 아이스크림을 사용한다. 팰앤콜의 솔트 아이스크림은 단짠이 선명하다. 향미가 분명한 커피와 만나 입 안의 감각을 풍성하게 만든다. 새단장에 어울리는 특별한 맛.

커피 리브레의 시그니처 디카페인 블렌드빈, 나이트호크
커피 리브레의 시그니처 디카페인 블렌드빈, 나이트호크 ⓒfrice

커피 리브레의 시그니처 디카페인 블렌드빈, 나이트호크 ⓒfrice

개인적으로 커피 리브레에서 추천하는 커피는 디카페인 커피이다. 과거, 디카페인 커피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추출법이 주류였다. 화학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위험한 방식이었다. 그나마 안전한 스위스 워터 방식이 나왔지만, 스페셜티 커피에 기대하는 향미에는 못 미쳤다.

최근에는 커피리브레를 포함한 선두업체들이 멕시코 고산지대의 청정수를 이용한 마운튼워터 방식으로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카페인을 제거하면서, 스페셜티 커피에 기대했던 아름다운 향미를 성공적으로 발현하고 있다. 우수한 디카페인 커피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커피리브레는 연남점 재개장과 함께 <베스트 오브 파나마*> 대회 우승 농장인 핀카 하트만의 커피, 연남점 특별 블렌딩 동진시장, 디카페인 블렌딩 나이트 호크, 온두라스 <COE**> 1위 커피까지 준비했다. 이들의 원두는 주마다 라인업이 바뀐다. 브랜드에서 발신하는 뉴스채널을 구독해두면 다양한 커피 원두를 구입할 수 있다.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의 모습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머신 세팅은?

이들은 브루잉 커피를 만들 때, 말코닉 eK 43 그라인더를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선 커피빈을 섬세하게 분쇄할 수 있는 고급머신으로 평가받는다. 매장의 에스프레소 머신은 로버와 라 마르조코를 조합한다. 로버 그라인더는 원뿔형 코니컬 그라인더인데 향미가 좋은 스페셜티커피와 궁합이 최적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움직이는 바리스타의 손
ⓒfrice

피렌체에서 전문가들에게 의해서 생산된 라 마르조코 에스프레소 머신은 모델에 따라서 온도조절, 압력조절과 같은 변수를 통제할수 있고,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가장 안정적인 추출을 선보이는 머신이다. 로버와 라 마르조코의 조합은 마치 F1 레이싱에서 페라리 머신과 미셰린 타이어와 궁합처럼 클래식하고 안정적이다.

커피리브레 구 연남점의 안과 밖
동진시장에 자리한 구 연남점의 안과 밖 ⓒfrice

연남동 대표 카페의 디자인 혁신

2012년. 커피 리브레 첫 번째 카페 매장이 열렸다. 연남동 동진시장 이불 가게를 개조했고 중고 자개 테이블과 한약방 서랍장으로 인테리어를 보충했던 소박한 매장이었다. 10여 년 동안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할 순 없었다. 2023년 7월, 건물주의 요청으로 동진시장에 연 매장을 정리했다.

매장 이전은 디자인 리노베이션의 계기가 됐다. 구 연남점은 오래된 재래시장을 개조해서 방습, 방진이 취약했다. 특히 시장 내부 공중화장실이 매우 열악했다.

과거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서 매장을 꾸리기에 급급했다면, 현재는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 커피 리브레 또한 신연남점을 통해 브랜드를 대표하는 공간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신 연남점은 경의선 철길 옆 건물로 낙점됐다. 20세기 중반 마포구에 흔히 보이는 20세기형 2층 단독 주택을 리노베이션.

신 연남점 오픈 첫 날, 매장을 찾은 가족 손님과 반려동물 동반 손님
신 연남점 오픈 첫 날, 매장을 찾은 가족 손님과 반려동물 동반 손님ⓒfrice

신 연남점은 배리어-프리(barrier-free)를 강화했다. 1층 커피바는 어린이 환영, 반려동물 환영, 교통약자 이동권을 적극 반영한다. 어린이와 반려동물을 위한 편의용품, 단차없는 플로어, 교통약자를 위한 화장실을 설계했다. 개장 첫 날부터 새롭게 설계된 공간 디자인을 이용하는 손님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반려동물 하네스를 걸어둘 수 있는 고리와 나쵸 리브레의 레슬링 가면을 오마쥬한 화장실 입구의 픽토그램. 브랜드 로고 응용이 재치있다.
1. 반려동물 하네스를 걸어둘 수 있는 고리 / 2. 나쵸 리브레의 레슬링 가면을 오마쥬한 화장실 입구의 픽토그램. 브랜드 로고 응용이 재치있다. ⓒfrice

커피 리브레 연남점은 새롭게 매장을 오픈하면서 브랜드 최초로 인테리어 전문 디자인팀과 함께 작업을 했다. 옛 매장은 레트로한 공간 인테리어로 눈길을, 새 매장은 손님편의가 우선이다. 안정적인 조명설계와 편안한 시각 요소들이 연남동 깊숙한 곳에 자리한 카페를 방문한 이들에게 평안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커피 리브레 연남점 2층 모습
커피 리브레 연남점 2층 모습
커피 리브레 연남점 2층 모습. 밝으면서 개방감 있다
신 연남점 내부. 밝으면서 개방감 있다. ⓒfrice

새롭게 단장한 매장은 밝게 도색한 전면부와 입구의 천막이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1층은 커피바와 약간의 좌석이 있고, 2층에 넓고 쾌적한 착석 공간이 준비된다. 이전 리브레 연남점 매장 환경이 매장 내 체류에 취약했던 것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커피 리브레 신 연남점은 2층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아트워크를 설치한다.
커피 리브레 신 연남점은 2층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아트워크를 설치한다. ⓒfrice

매장 2층 전시된 그림은 구 연남점에 걸려있던 액자로 최근 NFT를 발행해 기부 프로젝트에 나서기도 했다. 이 또한 한국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최초. 커피 리브레는 디지털 아트 소유권 증명서를 발행한 수익금액을 전액 기부했고, 앞으로도 다양한 작가들과 협업해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커피 리브레의 상징이 된 한약장. 다양한 원두를 다루고 보관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카페에 자리잡은 약장이 그리 어색하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커피 리브레의 상징이 된 한약장. 다양한 원두를 다루고 보관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카페에 자리잡은 약장이 그리 어색하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frice

‘한약방 약장’은 커피 리브레의 상징이다. ‘커피는 약’이라는 인상을 선사하는 흥미로운 인테리어. 약장은 사실 의도된 인테리어가 아니었다. 초기 창업 당시, 없는 형편에서 중고 가구를 끌어왔다. 버려진 가구를 세척해서 사용한 것이 본의 아니게 레트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약장의 서랍을 선반으로 활용하여 커피 원두를 전시했다
약장의 서랍을 선반으로 활용하여 커피 원두를 전시했다. ⓒfrice

동진시장 매장 오픈 당시, 커피원두를 전시하는 기물로 사용한 리브레의 약장은 한국적인 오브제로서 공간 분위기를 지배하는 인테리어 요소였다. 한국에 스페셜티 커피가 보급된 2010년대 초반, 레트로한 분위기를 연출한 한국 스페셜티 커피 매장에 공간 디자인 레퍼런스로 자리매김했다.


최고의 커피는 관계가 만든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션(mission)을 알면, 커피의 아름다움을 또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 커피 리브레의 경우, 세계 각국의 사연 있는 농장의 특별한 싱글 오리진 커피를 공급하는데 진심이다. 대표적인 예가 ‘파나마 핀카 하트만 게이샤’다. 핀카 하트만 농장의 게이샤 품종 커피는 한국에서 커피 리브레를 통해서 소개됐다.

게이샤 커피는 신의 커피로 알려지면서, 비싼 가격 때문에 화제를 모은다. 섬세한 향미와 절제된 단맛, 길고 여운있는 후미까지. 대부분의 커피인들이 최고로 손꼽는 커피이다.

파나마 핀카 하트만 게이샤. 하트만 농장은 파나마 커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파나마 핀카 하트만 게이샤. 하트만 농장은 파나마 커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frice

하트만 농장의 게이샤는 한여름 작열하는 스페인 광장에서 마주친 플라멩코 댄서와 같이 활발하면서 정열적인 에너지를 방출하는 느낌의 커피. 하트만 농장은 파나마 커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생두경매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커피 리브레를 통해서 이전과 동일한 가격에 생두를 제공한다. 스페셜티 커피인들의 세계에는 아직도 관계의 소중함을 바보같이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산지를 직접 누비며 농장을 답사하고, 현지 농장주와 인간적인 유대감을 만드려는 노력. 이는 엘 카페, 모모스 커피, 나무사이로, 프릳츠, 커피 템플과 같은 국내 최고의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에게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영화 에서 영감을 받은 커피 리브레의 이름과 심볼이 곳곳에 녹아있다

지금까지 한국 최초의 스페셜티 커피 업체로 손꼽히는 커피 리브레의 연남점 재개장 소식을 전했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 업계는 디자이너와 긴밀한 협업에 나서고 있다. 디자인 산업의 확대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는 이상을 추구한다. 그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접근방식은 소비자들에게 커피 경험의 확대를 만든다. 디자인을 강화한 최근의 시도가 선순환을 거두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