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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카페에서 가배를 마시면 기분이 조크든여

조선호텔에서 커피를 마시는 무용가 최승희

(3) 호텔카페에서 가배를 마시면 기분이 조크든여

식민지 조선이라는 환경에서 최승희를 내세운 스타 마케팅은 모던 보이 모던 걸이 최고급 핫 플레이스를 즐기는 새로운 커피 풍속을 낳았다. 이전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커피가 일상에 깊게 스며들고 분위기 있는 다방이나 카페 같은 곳이 자연스러운 커피 소비 공간이 되기 시작했다. 한국 커피 문화 이야기 마지막 3화는 한국 커피 보급의 기원과 호텔카페 이야기.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
ⓒfrice

한국 최초의 커피를 찾아서

우리나라 커피는 1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사람들은 흔히 1896년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이 시름을 달래며 커피를 마신 게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도입된 경로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커피는 개항 이후 선교나 상업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조선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들여왔을 것이 분명하다. 개항기 조선에 오간 선교사, 외교관, 사업가는 물론 여행객들이 묘사한 기록 여러 곳에 이미 커피가 등장한다.

1884년부터 3년간 의료 선교사로 일했던 알렌(Horace Newton Allen, 1858∼1932)의 기록에도 “어의(御醫)로 궁중에 드나들 때 홍차와 커피를 시종들로부터 대접받았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커피는 조선에서 궁중뿐만 아니라 궁 밖에서도 낯선 음료가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퍼시벌 로웰의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Choso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1885년 발행)
퍼시벌 로웰의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Choso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1885년 발행) ⓒ진용선

1884년 겨울 한강 변 언덕에 있는 누각(樓閣)에서 조선의 유행품(the latest nouveaute)인 커피를 마셨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1883년 조미수호통상사절단을 수행해 안내하는 임무를 맡은 퍼시벌 로웰(Percival Lawrence Lowell, 1855∼1916)이 남긴 책의 1884년 1월 기록이다. 어느 추운 날 한강 변 ‘슬리핑 웨이브’에서 조선의 유행품 커피를 처음 마셨다는 내용이 실렸다.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과 왕실에서 즐겼다는 커피는 주로 조선 고위 관료들과 외국인들이 마셨다. 백성들이 마시는 음료는 아니었다. 하루하루 각박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커피는 특권층의 사치품으로 비칠 뿐이었다.

로스팅을 마친 커피빈
ⓒfrice

외국인들이나 왕실에서 소비되는 특권층의 기호품이었던 커피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과 인천의 외국인 호텔을 중심으로 판매되면서 ‘가배(珈琲)’ 또는 ‘양탕(洋湯)국’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커피가 대중에 알려진 시기는 1910년 강제한일합병조약을 전후로 커피를 파는 호텔과 근대식 다실(茶室), 카페가 곳곳에 생겨나면서부터다. 1913년 남대문 역 ‘깃사텐(喫茶店)’을 시작으로 1920년부터는 경성 중구 본정(本盯, 명동과 충무로1가)을 중심으로 일본인이 운영하는 다방이 문을 열었다.

옛날 성냥갑 사진. 다방 내부 사진.
과거 다방은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는 공간이라고 해서 '끽다점喫茶店'으로도 불렸다
과거 다방은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는 공간이라고 해서 ‘끽다점喫茶店’으로도 불렸다. ⓒ서울역사박물관

‘끽다(喫茶)’라는 말처럼 차를 즐기는 일본식 다실이었다. 일본인에 뒤질세라 1927년에는 서울 종로에 영화감독 이경손이 처음 문을 연 다방 ‘카카듀’를 시작으로 다방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930년대에는 종로, 명동, 충무로 등지에 이국적인 분위기의 외래어로 이름을 붙인 많은 다방이 생겨났다. 다방 운영은 주로 문인이나 예술가 들이 했다. 〈날개〉의 작가 이상(李箱)은 다방 ‘제비’를 열어 문인들의 사랑방이자 서울의 명물이 됐다.

이들은 프랑스의 살롱 문화를 국내 다방에 접목해 시화전이나 미술전, 낭독회, 출판 기념회 등을 개최하거나 문인들과 화가 등 예술인과 지식인 들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자연스러운 공간이 되었다. 지식인들에게 다방은 국내외 정세를 논의하고 서양 문물을 접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조선호텔과 유리로 천정과 외벽을 마감한 썬룸의 모습
조선호텔과 유리로 천정과 외벽을 마감한 썬룸의 모습. ⓒ진용선

1914년 조선철도국이 건립한 최고급 호텔인 조선호텔에는 실내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찻집인 ‘썬룸(Sunroom)’이 있었다. 썬룸은 실내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한제국 고종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낸 환구단의 부속 건물인 황궁우(皇穹宇)가 있는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조선총독부 철도국은 조선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스타인 무용가 최승희(崔承喜, 1911~1969)를 내세워 마케팅을 시작했다. 단순히 호텔 이미지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기보다는 부유한 젊은 층까지 끌어들이려는 전략이었다.

썬룸에서 커피를 마시는 최승희. 최승희를 모델로 내세운 조선호텔의 썬룸은 모던 보이, 모던 걸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썬룸에서 커피를 마시는 최승희
최승희를 모델로 내세운 조선호텔의 썬룸은 모던 보이, 모던 걸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진용선

최승희 스타 마케팅과 새로운 커피 풍속

1938년 조선총독부 철도국에서 발행한 사진 홍보물인 《조선의 인상》에는 조선호텔의 모습과 썬룸 사진이 실려 있다. 유리로 천정과 외벽을 마감하고 열대 식물이 드리운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썬룸에서 당대의 대표적인 신여성이라는 20대 후반인 모던 걸 최승희가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아름답고 세련된 모습의 최승희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은 당시 청춘 남녀에게 최신 유행의 상징인 커피를 마셔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한몫했다. 이곳의 인기 메뉴가 아이스크림과 커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유한 젊은 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승희를 모델로 내세운 조선호텔의 썬룸은 호텔 라운지 바와 함께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무용가 최승희, 1911-11.24-1969.8.8
무용가 최승희, 1911-11.24-1969.8.8 ⓒ국립현대미술관

춤은 기생이나 추는 것이란 세간의 고정 관념을 깨뜨리며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듯이 최승희는 커피를 소위 모던 걸 모던 보이의 최고 기호품이 되게 했다. 단발머리에 서구식 옷과 신발로 꾸미고 화장을 한 최승희의 모습을 보고 많은 남성과 여성 들이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되어 낭만을 한껏 누렸다.

서양식 옷을 입고 폼을 있는 대로 잡는 이들은 벽과 지붕을 유리로 이어 햇볕이 잘 드는 썬룸에서 커피를 즐기며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소비하기 시작했다. 덩달아 애피타이저로 시작해 커피로 끝나는 조선호텔 서양 요리도 인기를 끌었다.

일제 강점기인 1940년 여름 조선호텔에서 열린 만찬 메뉴. ‘御献立(오콘타데)’라고 쓰인 메뉴에는 서양 요리 풀코스에서부터 후식인 과일과 커피 등의 식단이 인쇄. 가장자리는 은박으로 품격 있게 마감했다
일제 강점기인 1940년 여름 조선호텔에서 열린 만찬 메뉴.
‘御献立(오콘타데)’라고 쓰인 메뉴에는 서양 요리 풀코스에서부터 후식인 과일과 커피 등의 식단이 인쇄.
가장자리는 은박으로 품격 있게 마감했다. ⓒ진용선

조선호텔에서 열린 만찬 메뉴에는 ‘오르데뷰르’라는 에피타이저에 이어 ‘청갱즙(淸羹汁)’, 선어증소(鮮魚蒸燒), 다진 쇠고기인 ‘우만육(牛挽肉)’, 어린 새고기인 ‘추번소(鶵燔燒)’가 나오고, 디저트로 과실(果實), 아이스크림이 식탁에 올려진 후, 마지막에 ‘가배(珈琲)’로 마무리됐다.

아무나 커피를 마실 수 없을 시절 모던 걸과 모던 보이는 조선호텔에서 서양 요리를 즐기고 커피를 마셔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여겼을 것이다. 어쩌면 요즘으로 치면 인플루언서가 어떤 제품을 먹으면 그것을 따라 하는 현상이나, 남이 하면 나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소위 신인류의 포모(Fomo) 현상이 그때부터 통했던 셈이다.

요약하면 식민지 조선이라는 환경에서 최승희를 내세운 스타 마케팅은 모던 보이 모던 걸이 최고급 핫 플레이스를 즐기는 새로운 커피 풍속을 낳았다. 이전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커피가 일상에 깊게 스며들고 분위기 있는 다방이나 카페 같은 곳이 자연스러운 커피 소비 공간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인의 삶에 깊숙히 스며들기에 이른다.

아침이면 나는 늘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서재에서 모카(moka, 이탈리아 에스프레소용 주전자)에 커피를 채우고 압력과 함께 끓어오르기 시작할 때, 그 소리에 묻어나오는 진한 커피 향이 나는 참 좋다. 

필터에 담긴 커피가 뜨거운 물과 섞여 내려오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향기의 맛, 그리고 그날 기분에 따라 진하게 엷게 손수 내리는 커피를 배우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점점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알면 사랑에 빠진다. 한국의 커피 문화 시리즈 3부작이 여러분에게도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란다.

😈 박물관장님의 K-커피 문화 이야기는 어땠나요? 1부는 다방의 추억. 2부는 얼죽아의 기원. 3부는 카페 문화 보급을 다뤘어요. 다양한 수집자료와 생생한 경험담이 인상 깊습니다. 어제 마신 커피를 알면, 내일 마실 커피가 훨씬 맛있어지지 않을까요? 이번 시리즈가 여러분의 커피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기 바랍니다 🙂

얼죽아 비긴즈! 한국인은 언제부터 아이스 커피에 열광했을까?

유리잔에 담긴 아이스 커피

(2) 얼죽아의 기원

뜨거운 커피에 얼음을 넣어 마시는 ‘아아’나 이를 즐기는 ‘얼죽아’의 전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찬물을 지극히도 좋아한 오래된 문화의 결과물이다.

아이스 커피
ⓒfrice

찬물을 즐겨 마시는 나라는 이 세상에 몇 나라 되지 않는다. 그중에 얼음 가득 벌컥벌컥 잘 마시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그러니 아이스 아메리카노조차 생소한 외신에서 혹한에 두꺼운 패딩 잠바를 입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다니는 한국 사람을 보고 놀라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름이면 ‘열은 열로 다스린다’는 ‘이열치열(以熱治熱)’로 음식을 먹었는가 하면, ‘이냉치냉(以冷治冷)’으로 약재를 달여 만든 음료를 식혀서 마시거나 차갑게 마셨다. 음식 온도에 대한 개념도 더 차갑고 뜨거운 걸 좋아하다 보니 서로 연결이 되어 차가운 걸 먹거나 뜨거운 걸 먹어도 ‘시원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시원하다’는 말은 온도의 높낮이가 아니다. 차가운 걸 먹든 뜨거운 걸 먹든 몸에 변화가 생겨나 기운이 잘 통하게 된다는 뜻이다. 뜨거운 걸 먹어도 시원하고 차가운 걸 먹어도 시원하다고 알며 자라다 보니 평소에도 찬물을 즐겨 마시는 습관은 자연스러워졌다. 한겨울에 얼음 동동 동치미를 자연스레 즐겨온 음식 문화도 한몫했다.

얼음을 채취해 저장하는 일은 오래되었다. 《삼국사기》에도 신라 지증왕 6년(505년) 얼음 저장을 담당하는 기관인 빙고전(氷庫典) 이야기가 등장하고, 조선시대 《승정원일기》에도 영조 14년(1738년)에 석빙고(石氷庫)를 축조해 겨울에 채집한 얼음을 여름철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기간 보관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시대 이후에도 현대까지 냉장고가 나오기 전에는 한강의 얼음을 잘라 식용으로 쓰기도 했다.

화려하게 장식한 크림 커피 메뉴
ⓒfrice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같은 냉커피는 모든 나라에서 즐기는 음료가 아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에는 에스프레소에 얼음 3~4개 정도를 잘게 부숴 넣은 카페 프레도(Cafe Freddo)가 있고, 에스프레소에 부순 얼음을 채워 넣고 아이스크림을 얹은 후 휘핑크림과 초콜릿 가루로 마무리하는 카페 플라페(Cafe Flappe)도 있다.

중남미에는 얼음에 커피 음료를 갈아 만든 커피 프로스티(Coffee Frostie)도 있지만 얼음 덩어리를 가득 채우는 커피는 아니다.“사람 떠나고 차가 식었다(人走茶凉)”는 속어 때문인지 중국 사람들은 항상 따뜻한 차나 커피를 마신다.

유리잔에 얼음이 동동 뜬 커피가 담겨있다
ⓒfrice

외신이 주목한 한국인의 ‘얼죽아’ 사랑은 어릴 때부터 찬물이나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게 습관이 된 데서 비롯된다. 그 습관에 날개를 달다 보니 열은 열로, 냉은 냉으로 통하는 법을 몸에 익혔기 때문이다. 국민 음료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

한편 아이스 커피의 유행은 ‘대가리를 부비대며’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도 전통적, 봉건적 관습과 풍속에 저항하며 새로운 맛을 탐닉한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있어 가능했다.

『여성조선』, 신년호, 여성조선사 1933.1 / 최계복, 『두 여인(수원)』, 1933-1944
『여성조선』, 신년호, 여성조선사 1933.1 / 최계복, 『두 여인(수원)』, 1933-1944 ⓒ국립현대미술관

‘얼죽아’의 기원, 모던 보이와 모던 걸

일제 강점기 모던의 상징이었던 다방은 ‘아이스커피’라는 새로운 커피를 선보였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겨울. 외신에서 맹추위에 추워서 얼어 죽을지언정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의 커피 문화로 집중 조명을 한 것도 아이스커피 ‘얼죽아(Eoljukah)’였다.

K-팝 인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외국에 알려진 ‘아아(Ah-Ah)’도 실은 일제 강점기 경성 시내에 다방과 카페가 들어서고 이를 즐기는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등장하면서부터 생겨난 핫한 메뉴였다. 1930년 7월 16일자 〈조선일보〉에는 서구식 용모와 옷차림으로 꾸민 청춘 남녀가 자유연애와 낭만을 만끽하며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풍자하는 글이 실렸다.

조선일보 1930년 7월 16일자 신문기사. 아이스 커피가 언급된 당대 커피 문화를 묘사하고 있다.
ⓒ조선일보

칼피스, 파피스도 조커니와 잠 오지 안케하는 컵피에도 ‘아이스컵피’를 두 사람이 하나만 청하여다가는 두 남녀가 대가리를 부비대고 보리줄기로 쪽쪽 빠라먹는다. 사랑의 아이스컵피-이집에서 아이스컵피-저집에서 아이스컵피-그래도 모자라서 일인들 뻔으로 혀끗을 빳빳치펴서 ‘아다시! 아이스고히가, 다이스키, 다이스키요!(전 아이스커피가 좋아요, 좋아)’, ‘와시모네-?(나도 그래) 혼부라당 백의(白衣)껄이 아니라 제 밋천 드리고 다니는 마네킹껄이 이것이라면 머릿속은 텡비여도 자존심 만흐신 그들은 필작 노할 게로군.

– 조선일보, 1930년 7월 16일자 中

‘모던’의 성지와도 같은 경성 진고개(오늘날 충무로, 명동) 일대를 거닐며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소비하는 모던 커플에게 아이스커피는 인기 메뉴였다. 그러나 을사늑약과 한일강제합병 전후에 태어난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들이 무슨 짓을 해도 눈에 잔뜩 거슬릴 뿐이다.

심지어는 둘이 머리를 맞대고 다정하게 아이스커피 한잔을 즐기는 모습조차 “대가리를 부비대고 보리줄기로 쪽쪽 빠라먹는다”고 비꼬았다. 일본어를 쓰며 새로운 유행인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기성세대는 꼴사납게 본 것이다. 당시 갑자기 등장한 모던 풍속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난다.

조선호텔에서 티타임을 가지는 사람들
ⓒ진용선

그런데도 신세대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소비하고 그것을 즐기는 변화의 물결은 막지 못했다. “이집에서 아이스컵피-저집에서 아이스컵피”라는 표현처럼 아이스커피는 당시 다방이나 카페에서 인기 메뉴 가운데 하나였다. 자유연애를 꿈꾸는 모던 보이와 모던 걸에게는 ‘사랑의 아이스커피’였다. 아이스커피는 이렇게 기성세대의 근심 어린 시선 속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이때 일본식 영어표현인 ‘아이스 커피’가 정착했다. ‘iced coffee’라는 표현을 뒤로 한 채.

‘라떼 그 잡채!’ 박물관장님이 내려준 20세기 K-다방 이야기

20세기 다방에서 쓰던 물건들

(1) 다방문화와 믹스커피

정선 아리랑박물관에서 민속자료수집에 일평생을 바친 진용선 박물관장의 시리즈 컬럼을 소개한다. 한국의 커피 및 카페 문화는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K-다방 이야기 1화는 박물관장님이 내려준 라떼토크.

1993년에 촬영된 다방의 간판 ⓒ국립민속박물관
1993년에 촬영된 다방의 간판 ⓒ국립민속박물관

20세기 K-다방 회고록

다방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만은 아니었다. 문인들에게는 ‘창작을 위한 산실’이었으며, 다방의 전성기도 시작된 1960년대부터는 문인이나 예술가 등 지식인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오갈 데 없는 실업자들이 일자리에 대한 한 가닥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방은 사무실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던 또 다른 사무실이자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 아지트였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은 ‘사장’이니 ‘전무’니 하는 직함을 박은 그럴싸한 명함을 주머니에 넣고 마치 사무실인 양 다방에 죽쳤다. 다방에서 마담이 “김 사장님 전화요.” 하면 대여섯 명이 동시에 고개를 돌릴 정도로 사장 허세가 심한 곳이었다.

1993년에 촬영된 다방의 간판 ⓒ국립민속박물관
1993년에 촬영된 다방의 간판 ⓒ국립민속박물관

강원도 정선의 함백 거리를 걸었다. 조동시장 삼거리에서 감리교회로 가는 길, 우체국 옆에서 개울가 쪽으로 난 큰 골목길. 갈라지는 골목골목마다 약산다방, 삼화다방, 함백다방, 맥심다방, 신화다방이 있던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만남을 즐기며 이야기가 오가던 곳. 한때는 저곳에서 많은 이들이 세상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와 고민을 나누느라 북적이던 곳이다. 밤이면 보석처럼 다방 간판들이 빛나던 곳이다.

한국 다방에서 커피를 배달할 때 사용하던 커피병과 커피잔. 함백다방명함과 파란 보자기가 눈에 띈다. ⓒ진용선
한국 다방에서 커피를 배달할 때 사용하던 커피병과 커피잔. 함백다방명함과 파란 보자기가 눈에 띈다. ⓒ진용선

기억의 저편에는 아직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직원이 정성스레 내어 주는 계란 동동 모닝커피와 쌍화차, 파란 보자기에 보온병을 싸들고 분주히 커피를 배달하는 여직원의 모습이 눈에 삼삼하다. 그런 시대였다. 함백광업소 폐광 이후 다방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가운데 2010년대 중반까지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던 함백다방도 어느덧 옛날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다.

다방에서 제공하는 성냥곽 ⓒ국립민속박물관
다방에서 제공하는 성냥곽 ⓒ국립민속박물관

시간이 가면 모든 것이 변하기 마련이다. 사람은 늙어 세상을 달리하고, 주변의 익숙한 풍경도 사라져간다. 한때 화려했던 다방은 온데간데없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간다. 허물고 서둘러 새것을 세우다 보니 한때 누군가와 커피를 마시던 소중한 다방도 추억에 머물 뿐이다. 다방에서 “둘 둘” 하면 직원이 설탕 두 스푼 크림 두 스푼을 넣어 휘저은 뒤 스푼으로 떠서 맛을 보고 다시 저어 건네주던 이상한 풍경에 웃음 짓는다.

1976년 5월 29일자 7면에 실린 일명 '꽁초커피'.
커피를 정량보다 적게 넣고 대신 1/3 개비 분량의 담배가루를 섞어 색을 진하게 하거나 소금과 계란 껍데기를 넣어 커피맛을 내게 했다. ⓒ경향신문
1976년 5월 29일자 7면에 실린 일명 ‘꽁초커피’.
커피를 정량보다 적게 넣고 대신 1/3 개비 분량의 담배가루를 섞어 색을 진하게 하거나 소금과 계란 껍데기를 넣어 커피맛을 내게 했다. ⓒ경향신문

다방의 성행과 부침 속에 한국 커피의 역사도 쌓여 갔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정부가 모든 다방에서 커피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그럼에도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혼돈의 시기를 겪으면서 커피가 귀한 상품이 되다 보니 전국 곳곳에 소위 ‘미제 장사’, ‘미제 아줌마’들이 생겨났고, ‘맥스웰하우스’ 커피는 커피의 대명사가 되어 이들의 필수 품목이 되었다.

원두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때는 담뱃가루와 톱밥, 콩가루, 달걀 껍데기를 섞어 색깔을 진하게 낸 가짜 커피인 ‘꽁초 커피’를 파는 꼼수를 부리다 적발되기도 했다. 일부 다방은 퇴폐 카페를 흉내 내다 당국의 철퇴를 맞았고, 엽차 잔에 몰래 위스키를 팔기도 했다.

당시 커피믹스는 현재 우리가 아는 기다란 스틱모양이 아니라 직사각 형태였다. ⓒ진용선
당시 커피믹스는 현재 우리가 아는 기다란 스틱모양이 아니라 직사각 형태였다. ⓒ진용선

믹스커피의 탄생과 다방의 몰락

1974년 동서식품이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크림인 ‘프리마(Prima)’를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판매를 시작한 ‘커피믹스’는 우리나라 커피 문화에 혁명과도 같았다. 휴대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방습포장된 일회용 인스턴트 커피는 언제 어디서든지 끓인 물만 있으면 손쉽게 마실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품이었다.

청양장 커피 행상 ⓒ국립민속박물관
청양장 커피 행상 ⓒ국립민속박물관

무엇을 먹더라도 섞고 비벼 먹는 ‘비빔밥 문화’와 ‘빨리빨리’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커피, 설탕, 크림의 황금 비율을 읽어 소비자들의 기호를 극대화한 우리나라 고유의 커피였다. 그 바탕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방에서 즐기는 커피와 설탕, 크림의 이상적인 비율에 대한 ‘빅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증평장 커피가판대 ⓒ국립민속박물관
증평장 커피가판대 ⓒ국립민속박물관

커피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마실 수 있고 커피의 맛과 향이 좋아지자 다방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다방도 자구책 마련에 몰두했다. 대학가나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다방들은 DJ를 둔 음악 다방으로 변했고, 중소 도시 다방을 중심으로 ‘레지’들이 직접 커피를 배달하는 서비스로 어려움을 타개하려 했다. 진한 화장과 야한 복장의 레지, ‘티켓 다방’이 사회 문제로 크게 부상해 다방이 퇴폐업소의 이미지로 인식된 것도 1980년대 무렵이다.

여기에 더해 1980년대 중반 원두를 갈아서 물을 끓여 손수 내리는 커피의 인기와 함께 커피 전문점 붐이 일어나면서 다방은 나이 든 사람들의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커피’ 하면 ‘다방’, ‘다방’ 하면 ‘커피’로 명맥을 이어온 다방도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내리막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에스프레소를 담은 유리잔
ⓒ frice

한국인 1명은 1년에 커피 512잔을 마신다

한국에서 이제 커피는 쌀보다 더 많은 소비가 되는 식품이 되었다. 다방의 뒤를 이은 커피 전문점은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으며, 커피도 캔, 병, 컵, 페트병 등 다양한 형태에 담겨 제품으로 나오고 있다.

2018년 국제커피협회(ICO)의 ‘세계 커피 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커피를 많이 수입한다. 2022년에는 한 포대에 60킬로그램짜리 230만 포대를 수입했다. 2022년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10조 원을 넘었고,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512잔을 마시는 ‘커피 공화국’이다.

구한말 미국을 다녀오며 “서양 사람들은 차와 커피를 우리네 숭늉 마시듯 한다.”라고 한 유길준(兪吉濬)도 한반도에서도 커피를 숭늉 마시듯하는 ‘커피 공화국’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한국에서 커피는 140년에 이르는 문화적 산물로 자리매김했다.

마계인천 사람들 : 「3」 라이트하우스&개항로통닭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자의 OOTD
개항로 통닭 외부에서 안을 바라본 사진
라이트하우스 음악회 현장

인천의 OOTD

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인천 개항로 일대에 흩어진 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는 지역축제다. 오래된 근대건축물을 활용한 카페&레스토랑이 무척 붐볐다. 이런 곳을 찾아온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생각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을까?


1. 라이트하우스 바리스타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박지혜의 OOTD

199X년 생 박지혜는 인천에 살고 서울에서 커피한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개항로 프로젝트 인스타그램을 팔로잉하고 있어서 소식을 접했다. 평소에 개항로를 좋아한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시간도 맞고 재밌어보여서 방문했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소소하고 따뜻하고 다정하다. 좋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몬치치 키링. 귀염뽀짝하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구월동 모래내시장. 90년대 감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21세기를 품은 멋진 동네!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일광전구 라이트하우스 버스킹 공연. 인근 거주민 분의 “야~공연하는 소리 좀 안나게 해라~!!”급의 컴플레인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아티스트와 관계자 분들. 리스펙트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따뜻한 노란색 전구와 가을바람,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노래해주시는 아티스트, 여름과 가을을 조금씩 담은 나무. 쉽게 보기 어려운 순간이다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당연히’마계’다. 쉽게 쓰지 않는 단어인데다 강렬한 이미지다. 내가 오타쿠의 마음을 가진 사람인지라(웃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일단 개항로통닭에서 포크송 들으며 치킨을 먹고 귀가한다. 내일 출근해야 한다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샬럿의 OOTD

2. 라이트하우스 동인천러버

1999년생 인천토박이 전혜림은 비즈악세서리사업과 회사생활을 병행중이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평소에 개항로를 자주 방문한다.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애정하는 동네라 안 올 이유가 없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딱 개항로 느낌이다. 그걸 잘 살려서 편하고 즐겁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지금 착용한 악세서리. 특히 목걸이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개항로♡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공간마다 각 스타일에 맞게 준비됐더라. 다 좋았다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웃으며 서로를 반겨주는 사람들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와’인천’ 둘이 서로 붙어있기에 눈이 간다. 마계라는 단어는 인천에 흥미를 갖게 만든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진7080라이브. 저녁 9시부터 열린다는 클럽 디제잉을 즐길 예정이다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샬럿의 OOTD

3. 라이트하우스 영어선생님

1999년생 샬럿은 잉글랜드에서 왔다
Charlotte. 24years old. from England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영어교사 친구가 내게 축제를 알려줬다. 다 같이 놀러왔다
My friend told me about the festival. so we come together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즐거운 나들이가 될거라 짐작했다. 근처에 있는 카페와 인천맥주에 대해 들었던 게 있다
It sounded like a fun day out, its nearby and i heard about the cafe & incheon brewery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참 평화로운 날이다. 좋은 음식과 좋은 커피를 곁들인~
it has been a very peaceful day -> good food and coffee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오버사이즈 데님 팬츠와 액세서리
i like my oversized pants & Jewelry & Acsessories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오버사이즈 데님 팬츠와 액세서리
i like my oversized pants & Jewelry & Acsessories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many trendy. 맥주, 바닷가,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 멋진 카페와 식당들
many trendy. Beer, Beaches, paradise city, cool cafes and restaurants…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사랑스런 날씨, 전통을 이어받은 건축물과 주변환경. 유쾌하고 다정한 사람들. 분위기가 훌륭했던 모든 카페들
lovely whether, traditional houses&nature. nice/friendly people. very nice cafe’s all with good atmospheres.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타코와 맥주를 즐기러 간다. 지는 해를 구경하며 오늘 날씨를 즐기겠지
Head to eat taco’s and drink beer go. somewhere to watch the sunset and enjoy the weather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김용과 오유진의 OOTD

4. 라이트하우스 신도시부부

1980년생 김용과 1984년생 오유진은 청라에서 온 부부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페스티벌 주최자가 초대했다. 인천맥주 박지훈 대표가 지인이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다양한 음악과 다양한 문화를 접할 것으로 기대했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재밌다. 볼 거리와 들을 거리가 다양하다. 또 하면 매년 올 거 같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임부복(웃음). 뱃속에 아들이 있다. 6개월차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정서진 바닷가의 해질녘

Q. 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 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보사노바 라이브 음악

Q. 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청춘, 젊음

Q. ‘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가 끌린다. 대신 큰 축제로 성장한다면 좀 더 긍정적인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웃음)

Q. 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치킨집에서 맥주 한 잔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김재근과 김재원의 OOTD

5. 개항로통닭 훈남훈녀

1995년생 회사원 김재근은 서울 살고 2000년생 대학생 김재원은 인천 산다. 응답은 김재원이 맡았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알바하는 가게에 포스터가 붙어있어서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개항로만의 감성을 좋아한다. 참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마계인천’이라는 명칭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프로젝트 기획의도를 본 적 있다.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 같다.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던 행사였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빈티지 무드의 민소매. 많이 길었는데 굳이 내린 앞머리. 액세서리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동네. 구석구석 탐험하는 맛이 있는 동네들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 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개항로통닭에서 ‘보헤미안’ 포크공연 도중 난입하신 아주머니. 별 생각없이 간 배다리 건너편. 좁은 골목에서 발견한 아주 예쁜 카페와 작은 미술관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옛 건물들이 젊은 감성과 어우러져 만들어낸 색다른 아름다움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라는 호칭이 붙은 인천이 끌린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포트 오프닝

마계인천 사람들 : 「2」 동인천다방

마계인천 페스티벌 동인천다방 신해철음감회 포스터를 들고있는 동인천 다방 사장님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전범서의 OOTD

1. 동인천다방 레더재킷맨

1998년생 대학생 전범서는 세종특별시 조치원에서 왔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로컬 크리에이터 장재영님 소개로 왔다. 힙컬이라는 문화기획사를 운영하는 대표님인데 나의 멘토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홀렸다. 인천 방문이 처음인데 이번 축제가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신해철 음감회도 궁금했다. 앞서 말한 장 대표님이 DJ를 맡았다. 개항로 프로젝트 이창길 대표님의 캐릭터도 너무 웃기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드링크 부스의 술이 너무 맛있다. 벌써 취해버렸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은’가락지. 어머니가 물려주셨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옆 테이블에 앉았던 여성분들. 지금은 떠나가버린…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신해철 노래를 즐기는 것.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는 게 좋았다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옛 모습이 담긴 즐거움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 놀림거리를 승화시킨 점이 끌린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이미 너무 취했다(웃음) 기차타고 집 갈 거다. 또 열리면 다시 오겠다. Forever 마계인천!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팀 나때는말이야'의 OOTD

2. 동인천다방 디토

2002년생 4인조팀 ‘나때는말이야’는 인천시 로컬 프로젝트 ‘오라 젊은이여 제물포로’에 참여중이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개항로 인근 카페에서 포스터를 발견했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우리는 지금 다큐멘터리 비디오를 찍고 있다. 좋은 장면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생각보다 볼 게 많더라. 하루만 진행하는 건 아쉬웠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우리와 함께 한 카메라, 축제에서 구입한 티셔츠와 타투스티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바로 지금, 여기 ‘개항로’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 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행사장소중 하나였던 진7080라이브의 공연장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함께 노래부르며 공연에 호응하는 사람들의 모습, 북적거리는 개항로, 그리고 답동성당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 신비스럽고 특이하기 때문. 솔직히 마계는 인천을 ‘알리는 말’이라 생각한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노래방에 갈 거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상편집 마무리 하러가야지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정광선의 OOTD

3. 동인천다방 칼답맨

1978년생 정광선은 동인천 사는 근로소득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SNS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신해철 좋아서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추억 돋음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없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신포동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 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티셔츠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추억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 평범하지 않음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소주집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경미의 OOTD

4. 동인천다방 신해철사랑해

1977년생 이경미는 인천 논현동에서 왔고 세 아이의 엄마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인스타그램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신해철 오빠를 만나러 왔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나를 만났다. 초-중-고 시절의 나 말이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친구가 만들어준 반지. 물고기 모양인데 소원을 이뤄준다고 한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내 고향 인천은 그냥 사랑이다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지금 이 곳. 동인천의 노포다방 + 마왕 신해철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성장통을 겪던 중3 때 나. 나의 방황기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난 둘 다 좋다. 하나만 고르기 너무 아쉽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개항로통닭?!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전봉자의 OOTD

5. 동인천다방 오너

1962년생 전봉자는 30년 전 강원도에서 인천으로 건너왔다. 동인천다방 운영은 17년차를 맞이했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행사 만든 분이 가게를 찾아왔다. 젊은 친구들이 술 한잔 먹으면서 음악 듣고 놀 거라더라. 60평 다방 공간이 필요하다해서 그러라 그랬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오늘 모처럼 아침에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동인천역 입구부터 깃발이 펄럭이질 않나 동네 뒷골목까지 포스터가 동네방네 붙어있더라. 신기했고 구경좀 해보자 싶었지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신해철이라는 사람 별명이 마왕이지 않나? 잘 안다. 틀기도 많이 틀었다. 다방에서 음악 듣는 것도 우리 세대는 익숙하다. 그런데 다방에서 이렇게 노는 건 살면서 한 번도 못봤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없다. 대신 다방 건물 터 자랑해도 되나? 솔직히 가게 운영하는 거 힘들다. 희안하게 월세 낼 정도는 벌고 산다. 다른 가게는 못버티고 나가도 나는 쭉 한다. 다른 동네에 가게를 열기도 했는데 이제는 딴 데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 가게와 이 터에 정들었다. 사람은 다 자기에게 맞는 터가 있다고 생각한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서민 살기 좋은 동네? 담백하고 소박한 곳. 시끄럽지 않은 동네가 있다. 내 생각에 인천은 지역 전체가 고르다. 잘 사는 사람이 너무 잘난 척하지도 않고, 못사는 사람이 기죽어 살지도 않는다. 그런 게 좋다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 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글쎄.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나보다 손님이 만났으면 하는 예쁨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해도 되나?

Q.물론이다. 마음껏 해주시길
가게를 들어가서 금방 휙 보고 나오지 마라. 일단 앉아서 내 마음이 편한지 불편한지를 느껴라. 겉모습만 보고 가게를 판단하면 아름다움을 다 못누린다. 겉이 허름해도 나한테 맞으면 그만이다. 그런 가게가 있다. 사람들이 내 마음이 편한 곳을 많이 갖고 있으면 좋겠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율목동 집으로 돌아간다

마계인천 사람들 : 「1」 개항백화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개항백화 플리마켓 셀러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최원일의 OOTD

1. 개항백화 아비렉스맨

1990년생 최원일은 송도에서 빈티지 매장을 운영한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인스타그램. 주최측이 플리마켓 참여여부를 물었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지역 내 로컬샵 사장님과 교류. 빈티지 패션씬이 더 커지길 바라는 마음.
플리마켓을 직접 운영하며 느낀 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 자신이 이런 서브컬처를 좋아한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다양하고 특색있는 옷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마켓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아비렉스 재킷들. 소장품이 많다. 문의는 언제나 환영이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송도. 아무래도 내 매장이 있는 곳을 제일 애정하게 된다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플리마켓에 온 손님들. 카운터에 앉아서 바라보면 정말 멋진 분들이 지나다닌다.
인천은 ‘릿’한 패션의 본고장 중 하나라 생각한다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준야 와타나베 윈드 브레이커? 이웃 셀러 소장품이다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라는 키워드가 좋다. 희롱이 문화가 되는 것이 서브컬처라 생각한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술 다먹고 천국가보겠다(웃음)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김진안의 OOTD

2. 개항백화 블록코어맨

2000년생 인천유나이티드 팬 김진안은 평생을 인천에서 보냈고 마계 부평 출신이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인천맥주 인스타그램 보고 왔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위치가 가깝기도 하고 예전에 개항로 방문했을 때 분위기가 괜찮았다. 여자친구랑 함께 경험하러 왔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행사 더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재밌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인천유나이티드 신상 유니폼. 창단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유니폼이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인천은 정이 많다. 츤데레 같은 점이 사랑스럽다(웃음)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오는 길에 만난 비둘기. 시선을 떼지 않더라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개항백화 옥상에서 본 석양. 최고의 석양이다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하면 인천이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가능한 한 제일 맛있는 곳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김현빈씨와 친구의 OOTD

3. 개항백화 빈티지듀오

김현빈(오른쪽)이 응답했다. 그는 개항로에서 삼원아트작업실을 운영한다. 빈티지샵이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개항백화에서 플리마켓 참여를 권유받았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인천에도 서울 못지 않은 빈티지샵이 많구나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리바이스 팬츠와 마틴로즈 슈즈. 친구가 직접 커스터마이징했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따뜻한 온정. 사실 인천은 마계라는 타이틀과 상반되는 곳이다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티셔츠 그래픽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힙한 스타일링. 몇몇 사람들은 어디가도 꿇리지 않을 듯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마계’. 사실은 마계가 아니기 때문에 마계라 부를 수 있는 것 같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미정. 근처 어딘가 술집 유력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양다인과 김석규의 OOTD

4. 개항백화 스마일커플

1994년생 양다인은 대구에서 태어나 인천에 온지 5년 됐다. 1995년생 김석규는 부천 토박이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다인 예전에 개항백화 플리마켓 셀러였다. 한 번 더 놀러오라고 연락받았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다인 6월 초여름에 참가했던 기억이 좋았다. 또 신나는 추억이 생기겠거니 싶어 넙죽 참석했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다인 내내 설렌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는 사람들을 쉬이 만날 수 있다
석규 에너지 넘치는 공간에서 충전이 되는 거 같아 행복하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다인 아주 오래된 시계. 뚜껑을 열 수 있는 시곈데 뚜껑이 떨어져 나갔다(웃음) 오래된 것의 농익은 반짝임을 좋아한다
석규 다 여친 옷이라 난 자랑할 게 없다(웃음)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다인 동인천! 자유공원 정자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대장부가 된 것마냥 용기가 생긴다
석규 나도 동인천. 옛 모습을 아직까지 잘 보존하는 모습이 마음을 안심시켜준다. 변화가 빠른 요즘 것들과는 다르다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 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다인 개항로 맥주 포스터 모델인 최명선 어르신. 실물로 영접하니 근사하고 멋지시다. 싱싱한 마계인천을 마주했다
석규 개항백화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다인 따님과 손잡고 다들이 나오신 어머니. 모녀의 다정한 데이트를 보고있자니 괜히 한 마디 건네게 되더라.
석규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다인 ‘마계’. 나는 ‘고담’ 대구에서 왔다
석규 ‘마계’. 당연하달까?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아늑한 우리 집 3XX호(웃음). 돌아가자마자 고기 구워먹을 거다

2023 마계인천 페스티벌에 참가한 정근원 부부의 OOTD

5. 개항백화 뉴발란스맨

1992년생 정근원(왼쪽)이 응답했다. 그는 동인천에서 핫소스빈티지를 운영한다

Q.마계인천 페스티벌은 어떻게 알게 됐나?
개항백화에서 DM을 보내주셨다

Q.굳이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더 많은 손님을 만나고 싶었다. 다른 빈티지샵 사장님도 궁금했다

Q.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플리마켓 셀러는 처음인데 좋은 경험이다. 많은 손님을 만나고 다른 샵과 소통할 수 있었다

Q.오늘 의상이나 소지품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은?
오늘 신은 주황색 운동화. 뉴발란스 990v2인데 아내가 준 생일선물이다

Q.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인천은?
용현동! 초-중-고 시절을 용현동에서 보냈다

Q.오늘 본 것중 가장 마계인천스럽다고 생각되는 것
초보운전이라 천천히 가는 차에게 빵빵거리고 가는 무례한 차

Q.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만난 아름다움은?
오늘 하루 종일 곁에 있어준 아내(웃음)

Q.’마계”인천’에서 ‘마계’에 끌리나? ‘인천’에 끌리나?
‘인천’. 마계(魔界)라는 단어가 인천에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 같다

Q.행사 끝나면 뒷풀이는 어디로 가나?
아직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