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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커피를 내릴 때 쓰는 도구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을 사로잡은 진심

  • 한국에서 디자인을 합니다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을 사로잡은 진심

커피와 스피치로 매력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나디아 박의 인터뷰 커버 이미지
ⓒfrice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커피 크리에이터 나디아 박(Nadia Park)입니다. 2023년부터 커피와 삶을 엮어서 숏폼 영상을 만들고 있어요. 커피를 내리며 짧은 스피치를 하고, 거기에 자막을 단 영상을 인스타그램 릴스에 올렸는데요. 알고리즘에 걸려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커피업계에 몸담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려 해요.

활동 100일 만에 팔로워 10만 명을 넘기셨죠. 어쩌다 릴스에 영상을 올리셨나요?

‘대화’의 쓸모를 영상 콘텐츠로 풀고 싶었어요. 저는 커피가 선사하는 대화가 정말 좋습니다. 예컨대 취업준비나 시험결과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을 만나요. 그런 사람에게 커피를 대접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어느새 압박에서 벗어나요.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계기가 커피에서 시작되는 거죠.

나디아 박은 커피를 통해 '대화의 쓸모'를 디자인한다
나디아 박은 커피를 통해 ‘대화의 쓸모’를 디자인한다. ⓒfrice

“어머니는 잘 지내셔?” 같은 안부나 “넌 우정이 뭐라고 생각해?”같은 철학적 개념을 토론하는 것도 커피에서 출발한다 생각해요. 제가 브루잉 커피를 만들며 떠오르는 생각을 툭 내뱉는 것은 ‘대화’의 시작일 텐데요. 커피가 좋아서 하는 이야기. 상처받은 일상을 치유하는 이야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야기. 커피가 모든 이야기의 계기를 만든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이야기가 모이면 커뮤니티가 생겨요.


'커피 오마카세'를 시연하는 나디아 박. 한 시간 동안 코스메뉴를 즐기는 시간이다
‘커피 오마카세’를 시연하는 나디아 박. 한 시간 동안 코스메뉴를 즐기는 시간이다. ⓒfrice

지금 인터뷰하는 장소도 커뮤니티를 만들기 좋은 공간구성이네요.
호스트와 게스트가 마주 보는 바 테이블석이 많습니다.

보노보노 커피로스터스는 제가 콘텐츠를 만든 곳이기도 하지만, 판교의 오래된 커피 커뮤니티이기도 해요. 커피를 좋아하는 인근 직장인이나 동네 주민들이 모이는 곳이거든요.

그런 공간을 활용해서 커피를 내리고, 사람들을 초대해요. 행사를 진행하면 대화 속에서 일단 제가 행복합니다. 초대손님도 ‘고마워.’ ‘이런 이야기를 나디아랑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다음에 또 올게’라는 응답을 해요. 그 한마디가 저한테는 너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스스로를 바리스타라 소개하지 못해요. 커피를 추출하는 것보다. 커피가 추출된 이후의 일이 더 관심이 많거든요.

크리에이터는 자기만의 고유함을 무기로 활동에 나섭니다.
나디아 박의 오리지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영어로 ‘긍정’을 전하는 것.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자신을 믿지 못하는 시기를 겪어요. 완벽하게 극복할 순 없지만, 여러 가지 방법을 실천하며 나아질 수 있어요. 그런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은 드물었다고 생각해요.

‘이미 있는 이야기가 아닌 것.’ ‘기존 커피 콘텐츠 바깥에 있는 미지의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기존 커피분야 영상은 커피를 비즈니스로 다루거나 전문지식을 교육하는 영상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혹은 브이로그나 ASMR처럼 딱히 메시지가 담기지 않는 영상이 많았죠. 한편 커피 콘테스트에 참가해 경쟁을 이겨낸 분들의 경험담은 귀한데, 저는 대회참가 이력이 없으니 애매하죠.(웃음)

제가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없거나, 이미 누군가 너무 많이 하는 이야기들이 있어요. 그런 건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곱게 갈린 커피빈을 종이필터에 담은 모습. 추출을 준비하는 모습은 커피 오마카세를 체험하는 손님과 대화를 여는 주제였다
곱게 갈린 커피빈을 종이필터에 담은 모습. 추출을 준비하는 모습은 커피 오마카세를 체험하는 손님과 대화를 여는 주제였다. ⓒfrice

인스타그램 릴스 알고리즘에 노출되고 계시잖아요!
혹시 기술적인 노하우를 미리 알고 계셨나요?

사운드를 오리지널로 쓰는 게 숏폼 콘텐츠에 유리하다는 기술적인 조언을 어디선가 듣긴 했었어요.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아니죠.(웃음)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짧은 영상이라고는 하는데 몇 초가 적절하지?’라는 생각에 30초, 1분, 2분. 다 테스트해 봤어요.

숏폼 콘텐츠를 디자인하는 기본 원칙은 나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거였어요. 오리지널 사운드가 필요한데, 제가 쓸 수 있는 건 목소리뿐이고. 목소리를 써보니 “개성을 표현하려면 영어로 말하는 게 낫겠다.” 이런 식으로 숏폼 영상 디자인 프로세스가 잡혔어요.

나디아 박의 채널은 글로벌해요. 해외구독자가 더 많으시죠?

맞습니다. 첫 구독자 반응은 지인부터 왔어요. 돌이켜 보면 구독자 반응이 뜸했던 첫 시작부터 두 달이 제일 고비였던 거 같아요. 어느 날 친동생이 “누나 그냥 해. 이거 누나 스타일 맞아.”라고 말했는데요. (웃음) 자기를 믿고 계속 하는 수 밖에 없죠.

나디아 박이 꼽은 최고의 커피 릴스 콘텐츠. The Limit Question
@nadiaxcoffee

여태까지 찍은 영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The Limit Question입니다. “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지?”라는 질문에서 한 발짝 더 들어간 끝에 얻은 결론이죠. 이건 제가 너무나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커피를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 생각해요.

평소에 고민을 많이 했던 주제였겠어요.

우리는 ‘어떤 커리어를 갖고 싶은가?’를 고민하며 살아요. 그것보다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아닐까요.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결국 대기업 입사로 몰리잖아요. ‘커서 무슨 일하고 싶어?’라는 질문을 어른들이 많이 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질문 자체가 사람을 프레임에 가두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업에 종사하는지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게 낫다고 봐요. 나는 어떤 게 좋고 싫은가? 이 질문 중심을 두고 살면, 오히려 커리어를 살릴 기회가 더 많이 열린다고 봐요.

어떤 잔에 커피를 마실지 선택하는 시간. 모두 대화의 순간이다
어떤 잔에 커피를 마실지 선택하는 시간. 모두 대화의 순간이다. ⓒfrice

지금은 커피업계에서 열정을 쏟고 있는 나디아의 모습이 좋은 본보기 같네요.

옛날엔 저도 공부를 잘해서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직장에서 부자가 되는 걸 꿈꿨어요. 물론 경제적 자유는 지금도 꿈꾸죠. (웃음)

어떤 사람들은 하지 말아야 할 직업을 멋대로 정하고, 커리어 수준을 따지는데 에너지를 쏟아요. 그런 일에 아쉬움이 크죠. 예컨대 제가 커피에 빠진 모습을 보고 어떤 분은 ‘쟤는 왜 대학 나와서 고작 커피를 만든대?’라는 말씀을 하실 거예요.

편견이 만든 프레임이죠.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 인생에 무엇을 곁에 둬야 행복한지를 아는 것. 두 가지가 중요해요. 저한테는 그게 커피였어요. 커피 곁에 있으면, 나의 성장과 나의 가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지금 커피 안에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상태입니다.

인생을 향한 진지한 고민과 나만의 대답. 이게 제 커피 영상 콘텐츠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아요. 영상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획이나 주제의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거죠.

핸드 드립 커피를 내리는 나디아 박
ⓒfrice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커피를 통해 모든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이라는 슬로건을 적었어요.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온 생각인가요?

저는 커피업계에서 일하기 전 IT회사에 재직했어요. 퇴사 직후 마음이 많이 무너진 상태였는데, ‘내가 날 안 믿으면 누가 날 믿을까’라는 생각으로 많은 노력을 쏟았어요. 무언가를 긍정하는 과정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죠.

제가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모습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구독자분들도 있어요. 제가 느꼈을 때,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타인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1분 독백을 전했을 때, “오! 나디아는 생각이 싱싱한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끼셨다면 성공이죠. 저는 영상에 메시지를 담고, 거기에 호응한 분들이 계셔요. 영상에 댓글로 자기 생각을 남겨주시는 분들 덕에 긍정 에너지는 더 나아집니다.


구리 소재로 만든 하리오 V60. 브루잉 커피툴로 인기높은 제품이며 유리,도자,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된다
구리 소재로 만든 하리오 V60. 브루잉 커피툴로 인기높은 제품이며 유리,도자,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된다. ⓒfrice

좋아하는 커피도구 하나를 골라주시겠어?

매장에서는 하리오 구리 주전자와 드리퍼요. 열전도가 빠른 소재라 솔직히 다루기 편하진 않아요. 하지만 온도조절이 민감하다는 뜻이기도 해서 다룰 줄 알면 브루잉 커피의 다양한 레시피를 시도할 수 있어요.

선호하는 커피 맛은요?

단맛이요. 설탕의 단맛은 아닌, 다른 단맛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초콜릿 향미를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산미에 큰 거부감은 없지만, 텁텁한 맛보다 어느 정도 달달함이 크게 인식되는 맛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잘 만든 브루잉 커피의 기준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마실 때 느끼는 맛이 조화로운 커피요. 그리고 다 마시고 난 뒤, 입안에 남는 맛이 깔끔하고 부드럽게 끝나는 커피가 잘 만든 브루잉 커피라 생각해요.

입에 남는 느낌이 무거워야 한다, 가벼워야 한다는 바디감에 따른 기준은 아니고요. 커피를 경험했을 때 밸런스가 잘 맞았다고 느끼면, 맛있다고 느끼면 그게 잘 만든 커피라고 생각해요.

카페 소장품. 오너가 유럽에서 가져온 빈티지 컵으로 알록달록한 색유리가 까만 브루잉 커피와 대조되며 아름다운 한 잔이 완성된다
카페 소장품. 오너가 유럽에서 가져온 빈티지 컵으로 알록달록한 색유리가 까만 브루잉 커피와 대조되며 아름다운 한 잔이 완성된다. ⓒfrice 

오직 커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은 뭘까요?

아로마 아닐까요? 커피는 사실 대부분이 물이잖아요. 커피에서 추출된 1%의 성분이 수백 가지 향을 갖고 있다는 게 아름다워요. 제가 알기로 사람이 커피를 맛보며 인식할 수 있는 아로마는 30여 개입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확신을 갖고 표현할 수 있는 건 셋에서 다섯 쯤이에요. 커피에 담긴 아로마를 알면, 커피의 아름다움을 더 많이 볼 수 있겠죠?

아! 예전에 ‘인류가 이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탈이 나서 괴로워했을까?’라는 생각이 번뜩 났어요.

엉뚱한 상상인데요?

커피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발명한 음료인 듯해요. 체리의 씨앗을 빼서 말리고 볶고 갈고 물에 타서 먹는 게 맛있다고 생각을 했다는 거잖아요.(웃음) 그리고 그런 번거로운 음료가 문화가 됐다는 게 신기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워요.

같은 커피콩을 썼지만, 다른 향미를 느낄 수 있었던 비교시음. 다양한 매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같은 커피콩을 썼지만, 다른 향미를 느낄 수 있었던 비교시음. 다양한 매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 ⓒfrice

콘텐츠를 통해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나요?

커피를 향유하는 문화를 바꾸고 싶어요. 이 생각에 기반한 메시지를 영상 속에 많이 담고 있어요. 대표적으론 스노브(snob)를 깨는 겁니다.

무언가를 향유하는 방식을 고정시켜버리는 사람들을 흔히 스노브라 부르죠.

맞아요. ‘평양냉면은 이렇게 먹는 거야~’라면서 고집부리는 사람들 같은 거죠. 커피도 있어요. 예컨대 라떼는 꼭 이렇게 마셔야 한다고 남한테 훈수를 둔다거나, 난 숙성우유를 넣은 라떼를 마시니까 스타벅스를 가는 사람보다 취향적으로 우월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커피 스노브’라 부르죠.

저는 커피를 즐기는데 우열을 가르는 게 싫어요. 인스턴트 믹스커피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파나마 게이샤를 먹는 사람도 각자 입장이 있을 거예요. 저는 커피 스노브를 깨는 일이 커피 문화에 긍정적일 거라 생각해요.

어느 문화를 향유하건 스노브는 항상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더라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커피 스노브가 업계 트렌드를 좌지우지한다면, 저는 거기에 반발심이 드네요.
“스노브 신경쓰지 말고, 각자 좋아하는 커피 마시자.” 그게 제가 커피 크리에이터로서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입니다.

방향을 잡고 문제해결에 나선 경험을 조금 더 듣고 싶어요.

디자인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요소를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이란 뜻도 내포하고 있거든요.

그런 의미의 디자인이라면, 제가 했던 한-영 번역을 예로 들 수 있겠어요. 이따금 한국시를 영어로 번역했어요. 당장 생각나는 건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인데요. 한국어의 감수성을 영어로 표현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편견이 많죠.

저는 꼭 그렇지 않다고 봤어요. 오히려 영어로 옮겼을 때의 결과물을 업그레이드하자는 목표가 생기는 거죠. 영어로 잘 번역하면 더 많은 문화권에 알릴 수 있어요. 한국현대시의 표현이 영어권에서 제대로 번역되지 않는다는 기존 문제를 해결하는 거죠. 편견을 깨면서 뜻밖의 일이 벌어질 수도 있고요. 뭐든 예전보다 나아집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커피 영상 콘텐츠도 비슷한 발상으로 기획하고 있어요.

나디아 박의 '환대'는 컴포트로 번역된다
나디아 박의 ‘환대’는 컴포트로 번역된다 ⓒfrice

커피를 통해 전하고픈 가치는 무엇인가요?

컴포트(comfort)라고 생각해요.

컴포트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에서 말하는 하스피털리티(hospitality)와는 다른 어감입니다.

둘 다 타인을 환영하고 편안하게 맞이하는 느낌이죠. 컴포트는 하스피털리티보다 좀 더 아늑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개념일 겁니다.

저는 일단 커피를 마신 사람들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맛있다, 힐링이 된다’라는 걸 메이커에게 얘기해 주시면 컴포트가 생긴 거죠. 그래서 저는 미소가 너무 중요해요. 커피 마시러 온 사람에게 웃고, 손님도 거기서 느끼는 컴포트가 있는 거죠. “와! 이 카페 호스트는 내 편이구나!”라는 거를 느껴줬으면 좋겠어요. 영상 콘텐츠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긍정적인 에너지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컴포트인 거죠.

커피에 바친 애정은 나디아를 어디로 데려다주나요?

‘성장’입니다. 호기심을 가진 사람에게 성장할 기회가 열리는 것 같아요.

먼저 주변에 관심을 쏟아요. 관심 때문에 질문이 생기고, 그 질문 속에서 더 많은 호기심이 싹터요. 호기심과 질문이 많아지면 무언가를 더 좋게 만들고 싶어져요. 저는 커피를 더 맛있게, 영상은 더 잘 찍고 싶어지죠. 커피가 맛있고, 영상이 좋으면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거예요.

판교 보노보노커피로스터즈 크루
ⓒfrice

여기서 인정은 존중(RESPECT)에 가깝겠네요.

존중은 커뮤니티를 만들어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나디아라는 사람의 필요성이 생기는 걸 텐데요. 저는 누군가가 저를 필요로 한다는 데서 큰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에요. 커피를 둘러싼 커뮤니티가 큰 힘이 된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 나디아 박의 자부심은 무엇인가요?

@buonobuonopangyo 의 ‘브루잉 커피’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커피 선생님을 만났고 그분이 알려주신 핸드드립 추출법이 있어요. 건강에 좋기도 하고, 왜 건강에 좋은지 논문 발표를 할 정도로 이색적인 방식입니다. 흥미로워서 배웠고, 덕분에 판교 커피씬에 정붙일 수 있었어요. 이곳에서 배운 한국커피씬의 오리지널이 없었다면 허리에 손을 얹고 구리 주전자에 담긴 물을 잘게 갈린 커피콩에 붓는 모습도 없었을 거예요. 자부심이자 뿌리죠.

기회가 되시면 이곳의 브루잉 커피를 꼭 맛보셨으면 합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부심을 느껴주세요.

😈 나디아 박의 인터뷰는 어땠나요? 콘텐츠 메이커의 디자인 철학을 듣는 것도 소중했지만, 창작 이면에 있던 고민을 기록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나는 여태까지 어떤 모습으로 커피를 즐겼었지?”라는 물음도 생기네요.

이번 인터뷰는 ‘나다움의 방식’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구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먼저 자기자신의 마음을 단정히 가꿔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이번 스페셜 인터뷰가 개성을 활용해 콘텐츠를 디자인 하려는 분들에게 좋은 영감을 전하길 바랍니다.

정리 프라이스
사진 한희석
장소 판교 보노보노 커피로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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