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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등산의 완성, 정상석

Interview : <월간 산> 신준범 취재팀장

정상석 앞 인증샷, 한 장쯤은 다 있잖아요. 힘들게 올라왔으니까, 증거는 남겨야 하니까. 이유야 어떻든 우리는 늘 그 돌 앞에 멈추고 말아요. 숨을 고르고, 사진을 찍고, 복을 빌고. 그런데 가만 보면 정상석, 다 다르게 생겼어요. 크기도, 모양도, 느낌도 제각각. 우리는 언제부터, 왜 정상에 돌을 세우기 시작한 걸까요? frice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30년 넘게 산을 기록해온 베테랑 산악전문기자를 만났어요.

ⓒ월간산

국내 최고참 현역 등산기자님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월간 <산> 기자이자 취재팀장을 맡은 신준범입니다. 2005년부터 등산 전문기자로 움직이고 있어요. 저는 주로 워킹산행, 백패킹, 산악인 인터뷰, 산줄기 종주, 등산 기초 강좌를 맡아왔어요.

30년 넘게 등산하면서 수많은 정상석을 만나셨겠어요.

쉬운 산은 없고, 그런 점에서 모든 정상석은 특별합니다.(웃음)

요즘 등산 문화는 당일산행이 일반적이지만, 과거에는 1박 2일부터 최대 3박4일까지 야영 짐을 메고 산줄기를 종주하는 일이 많았어요. 그러다 정상석을 만나는 순간, 길을 잃지 않고 잘 찾아왔음에 안도하고, 성취감을 느껴요. 최소 일주일은 아무도 오지 않았을 묵은 산줄기에서 만나는 정상석은 한없이 외로워 보이고,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무척 반겨주는 기분이예요.

서울 관악산의 정상석.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포토 스팟 ⓒfrice

정상석이 하이커의 친구이자, 기쁨이자, 안전이자,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상징이 되는 셈이죠. 사실 산에서 계속 걷노라면 고통스러워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손과 발이 저절로 안전한 곳으로 뻗어요. 긴 산행 끝에 몸과 마음의 힘이 빠지고 결국 무아지경에 이르는 거죠. 이 순간 가장 질 좋은 엔돌핀이 뿜어져 나오게 되고, 감동 내지는 환희같은 것에 휩싸이는데요. 이걸 ‘하이킹 하이’라고 불러요. 정상석이 하이킹 하이의 부산물처럼 느껴지곤 해요.

요즘 정상석을 향해 기받고 복받으러 가는 관악산 하이킹이 화제를 모았어요.

제가 관악산 열풍에 관해 기사를 썼어요. 관악산이 풍수지리적으로 ‘화기’가 많고, 불 기운이 산 타는 사람들의 액운을 태운다는 원리인데, 실제로 많은 이들이 액운 해소를 목적으로 관악산을 찾고 있었죠. 가파른 바윗길에서 내쉰 거친 숨은 잡념을 태워버리고, 정상에서 마주하는 탁 트인 경치는 일상에 찌든 마음을 치유하기에 충분하거든요. 어떤 식으로든 산행은 몸과 마음에, 그리고 운과 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frice가 3D프린터로 재현한 관악산 정상석. 청축을 넣은 클리커 키링 ⓒfrice

실제로 운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관점도 있어요. 취재를 위해 풍수지리학자 김두규 교수*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풍수지리학적으로 ‘화기’를 가진 산 정상에 오르는 행위로 사람의 운이 바뀐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액운 해소를 위한 관악산 등반을 “현대인의 불안이 만들어낸 지나친 주술”이라 진단했죠.

* 김두규 교수 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풍수지리학자. 저서로 《조선풍수학인의 생애와 논쟁》, 《우리 풍수 이야기》, 《풍수학사전》, 《풍수강의》, 《조선풍수, 일본을 논하다》, 《국운풍수》 등이 있다

인왕산 정상에서 휴식을 즐기는 등산객들. 인왕산은 정상까지 도착하는 길이 잘 닦여있고, 정상까지 이르는 산행시간이 비교적 짧다. 짧고 굵은 하이킹이 가능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울의 산이다. ⓒ김정년 에디터

하지만 저는 운이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건강이 좋아지고, 우울했던 기분이 밝아지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관악산이 아니라도 집에서 가까운 쉬운 산부터, 조금씩 높고 먼 산까지 난이도를 높여가면! 운이 조금씩 들어오는 게 아닌가 싶네요. (웃음)

한국의 산에는 정상에 큼지막한 비석이 많아요. 정상석은 어떤 의도로 세워진 돌인가요?

정상석은 풍수지리적 의미와 지리학적 의미를 담고 있어요. 예로부터 한국인에게 산은 단순한 곳이 아니었어요. 신령이 머무는 곳이자, 정기가 흐르는 통로로 여겨졌죠. 나라와 지역을 지키는 기운이 흐르는 정점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상징적인 조형물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어요.

북한산 백운대 근처에서. 수도권 시내와 지평선이 맞닿은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김정년 에디터

서울의 주요 명산에도 규모나 조형면에서 인상적인 정상석이 많아요.

북한산 백운대 정상, 태극기 아래 놓인 바위에는 한자로 ‘白雲臺 836m’라고 새긴 글자를 볼 수 있어요. 백운대의 것은 자연 너럭바위에 직접 글자를 새긴 ‘석각(石刻)’ 형태라 독특하죠.

20세기 이후에 세워진 정상석은 지리정보 제공이 최우선이에요. 산 정상임을 증명하고 해발고도를 표시하니, 등산객에게 객관적인 성취감을 주는 존재인 셈이죠. 지리산 정상석을 보더라도 앞면에는 해발고도와 산 이름이 적혀있고 뒷면에는 ‘기상발원’,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같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frice가 3D프린터로 재현한 북한산 백운대. 청축을 넣은 클리커 키링 ⓒfrice

누가 언제 처음 새겼는지 모를 정상석도 많은 듯 해요.

많은 경우 정상석은 근대 등산 문화가 정착되던 시기 혹은 특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정비되는 과정에서 새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관악산의 정상석은 자연석으로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고, 2000년대에 과천시에서 글자를 새겨 넣어 정상석이 되었다고 해요.

북한산 백운대 근처에는 의미있는 표지석이 더 있어요. 중요한 순간을 영원히 남기고 싶었던 이들의 마음이 산 정상에 글귀로 남아있는 거죠.

신 기자님이 수십 년 동안 <월간 산> 마감을 하며 가장 인상깊게 마주한 정상석이 궁금합니다.

문경 ‘산들모임산악회’ 가 세운 정상석이 기억나요. 고향에 대한 애정으로 30여년 간 정상석을 세운 산악회인데요. 문경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이고 산의 고장이라 할 정도로 산지 비율이 높아요. 이 산악회원들이 1990년대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30여 년간 문경 지역 산 20여 곳에 정상석을 세웠어요.

회원들이 십시일반하여 헬기의 지원 없이, 100kg이 넘는 정상석을 지게로 지고, 줄을 묶어 끌고, 그야말로 엄청난 노력을 들여 문경의 산 꼭대기에 정상석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여간한 문경의 산 정상석에는 ‘문경 산들모임산악회’라고 적혀 있습니다.

정상석을 올린 뒤에는 시멘트로 돌을 고정하는 작업을 하고, 산악회 사람들이 고사를 지냅니다. 제사 때입는 고유의 한복을 입고 머리에 관을 쓰고, 돼지머리를 비롯한 제사음식을 제대로 갖춰 의식을 치뤄요. 단일 산악회에서 30여 년간 상당한 노력과 정성을 들였으니, 정말 박수 칠 만 하죠.

그러고 보니 국내 산의 정상석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았는데, 점점 지자체가 디자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듯 해요.

1990년대 이후에 세워진 정상석을 보면 지자체에서 치적을 세우기 위해 올린 것이 많아서, 지자체 경계의 산에는 두 개의 정상석이 있거나, 서로 다른 산 이름을 적은 경우도 있어요. 산 이름은 국토지리정보원 지명 위원회를 거쳐서 결정되기 때문에 실제로 정상석 제작이나 교체에는 긴 시간이 필요해요. 한 번 세운 표지석은 많은 비용이 들고, 철거도 어려워서, 지역 이기심만 앞세우기 보다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죠.

2010년 이전까지는 지자체들이 경쟁하듯 정상석을 ‘더 크게’ 만드려는 경향이 있었어요. 산의 위상에 걸맞게 압도적인 크기로 세워야 지자체도 위신이 선다는 식의 발상이었는데, 점점 산림보호를 위한 친환경 의식이 중요해지면서 인위적인 디자인을 멀리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자연친화적인 정상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작고 귀여운 정상석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남양주시 블로그

한국의 정상석이 지닌 독특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실용성이라고 봐요. 산 정상은 혹독한 자연 조건인 만큼,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소재를 쓰는 정상석의 실용성이 특징입니다.

해외 산의 등정 표시물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서양은 종교적인 이유로 정상에 십자가가 있는 곳이 많아요. 나무나 철제를 활용한 표시물도 자주 보이고, 돌보다는 돌탑으로 정상을 알리는 경우가 많죠. 반면 우리나라 산에는 화강암처럼 단단한 돌이 많고, 돌을 가공하는 능력도 뛰어나서 돌로 만든 정상석이 많아요.

ⓒvenchatravel.com

정상석 만큼이나 독특한 한국만의 등산문화는 또 어떤게 있을까요?

‘정상까지 최단거리로 오르기’ ‘인증샷 남기고 빠른 하산’ 두 가지가 떠오르네요. 한국사람들 특유의 도파민 추구형 산행이라 생각해요.(웃음) 부정적으로만 보는 건 아니고요. 한국인의 ‘빨리 빨리’ 문화와 진취적인 성향이 산에서도 그대로 옮겨온 거라 생각해요. 목표를 세우고 나만의 기록을 달성하는, 결국에는 성취감을 이룬다는 점에서 즐거운 산행이죠.

어느 산악회의 네임태그. 서울 청계산의 모 아웃도어 브랜드 스토어에서 제작 가능하다. 최근 서울의 주요 산 입구에서 많은 브랜드가 다양한 하이킹 굿즈를 전개한다. MZ세대 사이에서는 등산 가방에 운을 불러올 물건을 소지하고 이른바 ‘개운산행’을 떠나는 것이 K-등산문화의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김정년 에디터
정상에 올라 소원을 빌고 이웃과 먹을 것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산에서 만날 수 있는 흔한 한국인의 정. ⓒfrice

정상석을 목표로 건강과 복을 찾으러 갈 등산객들에게 응원이나 하이킹 꿀팁을 남겨주시겠어요?

자연에서 내 안으로 침전하는 시간을 보내길 응원해요. 바람과 향기, 햇살, 나뭇잎과 꽃을 감상하는 산행을 즐겨보세요!

유럽 알프스를 가더라도 정상 위주의 코스에서는 유럽 사람들도 정상에 집착합니다. 다만 SNS 인증과 타인에게 보여지는 면을 우리처럼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둘레길 같은 우회적인 하이킹 코스도 많이 즐겨요. 속도감 있는 산행의 스릴도 좋지만! 조금 느리더라도 산 속에서 자연을 음미하고, 내 마음의 건강을 돌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명상을 하는 신준범 기자. @mountain_job

😈 우리는 스스로 끝을 만들 수 있을 때, 비로소 특별한 감각을 얻는 것 같아요. 어떤 길을 골랐든, 누구와 함께였든, 마지막 한 걸음을 내 힘으로 옮겨 닿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 도착의 순간은 크나큰 성취와 기쁨으로 마음속에 남아요. 그리고 우리는 그때의 감각을 간직할 무언가를 찾게됩니다. 높은 산 정상에 이르렀을 때 이곳의 이름이 새겨진 돌 앞에서 잠시 멈추는 이유도 그 때문이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오늘 하루를 끝낸 자리, 어떤 일을 마무리한 순간, 혹은 아무 일도 없던 날의 끝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셨나요?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스스로 매듭지은 ‘정상’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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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잉어가 유리 연못을 헤엄치는 이유

을지로 참프루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술잔에 비친다
유리창을 의뢰한 변익수 대표(왼쪽)와 유리창을 만든 배자한 디자이너(오른쪽)
유리창을 의뢰한 변익수 대표(왼쪽)와 유리창을 만든 배자한 디자이너(오른쪽) ⓒfrice

사장님의 한 끗 차이, 스테인드글라스 인테리어
(2)서울 을지로 참프루


@champloo_euljiro
서울 중구 을지로 14길 13 203호 검은문
| 일-목 18:00 ~ 24:00 금토 18:00 ~ 02:00 연중무휴


을지로 참프루 천장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 유리창
ⓒfrice

Q. 업장에 설치된 작품은 무엇인가?

변익수 유리창으로 만든 연못이다. 한옥 중정에 있는 연못을 의도했다. 원형 창문 뒤에 조명을 달았다.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잘 보일 수 있게 살짝 눕혔다. 가게에서 만난 연극 무대 감독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수평보다 비스듬히 매다는 게 낫다는 거다.

배자한 한국적인 아트워크를 도면에 담았다. 재화를 상징하는 비단잉어, 고고한 연꽃. 이 둘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징검다리. 특히 징검다리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이라는 상징이다. 무늬의 결을 최대한 통일해 유리가 마치 물의 파동처럼 느껴지길 의도했다. 나무 프레임은 잘린 유리를 받쳐주는 역할이다.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짰다. 작품의 내구성을 보완하는 효과도 있다. 결과적으로 물에 반사 되는 나무의 느낌을 얻었다.

Q. 스테인드글라스는 어떻게 접했나?

배자한 친형이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다. 군 전역 후 친형이 일하는 공방에 놀러 가서 작은 장식품부터 이것저것 만들다 보니 재미가 붙었다.

변익수 사실 잘 몰랐다. 다만 요즘 들어 유행하는 인테리어라는 생각이다.

Q. 이 디자인을 채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변익수 연못을 연상하는 인테리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공간 디자인을 검토했는데 스테인드글라스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채택했다. 빛이 투과된 모습이 아름다웠고 그림자처럼 빛이 번지는 게 물과 속성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배자한 사장님 요청 작품이기도 하지만, 여태까지 만든 스테인드글라스 중 가장 큰 규모여서 처음엔 걱정스러웠다. 허나 설치의도가 재밌고 작가로서도 한 발짝 나가 보자는 생각으로 제작에 나섰다.

지름 1.2m의 커다란 원형 틀 안에 비단잉어와 연꽃, 징검다리 등이 섬세하게 배치되어있다
지름 1.2m의 커다란 원형 틀 안에 비단잉어와 연꽃, 징검다리 등이 섬세하게 배치되어있다. ⓒfrice

Q. 실제로 설치한 소감은?

변익수 내심 상상했던 모습이 나왔다. 엉뚱하다 싶은 것도 나름대로 마음에 든다. 광원 조절에 따라 진짜 물결처럼 보이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그런 기술적인 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만족스럽다.

배자한 가게 인테리어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스테인드글라스가 공간에 끼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갤러리에서 철수 기한 없는 개인전을 하는 기분이다.

조명을 비스듬히 걸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그 모습을 면밀히 감상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조명을 비스듬히 걸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그 모습을 면밀히 감상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frice

Q. 업장에 설치한 스테인드글라스가 가장 아름다워보일 때는 언제인가?

변익수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고개를 들어 창을 바라볼 때. 참프루는 원탁을 중심으로 의자를 배치했다. 원탁 바깥에서 볼 때 연못창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배자한 술 따른 잔 표면에 연못창의 모습이 담길 때. 거짓말 같아도 정말이다. (웃음) 액체의 질감이 잔 위에서 일렁이며 진짜 연못처럼 느껴지는데 참 아름답다.

잔 속에 연못이 담기는 순간. 물결을 따라 일렁이며 비단잉어는 잔 속을 내내 유영했다
잔 속에 연못이 담기는 순간. 물결을 따라 일렁이며 비단잉어는 잔 속을 내내 유영했다 .ⓒfrice

Q. 최근 인상깊게 구경한 한국 스테인드글라스는?

변익수 한남동 퍼킹어썸 바에서 본 유리창. 창 안과 밖이 연결되는 느낌이 신기했고 사진찍기도 재밌어보였다.

배자한 부산 남천동 성당의 초대형 유리창. 압도되는 느낌이 대단하다.

말굽 모양의 원탁을 따라 둘러앉는 구조의 테이블이 새롭다
말굽 모양의 원탁을 따라 둘러앉는 구조의 테이블이 새롭다. ⓒfrice

Q. 업장에 작품을 설치한 후 무엇이 변했나?

변익수 공간에 분위기를 딱 잡아주는 중심이 생겼다. 이전에 설치한 등은 다소 심심하다고 느낄 법한 조명이었다.

배자한 지금 스테인드글라스는 참프루의 확실한 포토스팟이다. 매출도 덩달아 오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웃음)

을지로 참프루 진열장에 놓인 다양한 주류제품들
ⓒfrice

Q. 스테인드글라스 말고도 자랑하고 싶은 것은?

변익수 사연 있는 술. 그런 술을 참프루에서 많이 소개하는 편이다. 캐나디안 클럽(Canadian Club)이라는 위스키가 있다. 미국 금주법 시대에 성장한 술인데, 영화 <대부>에서 콜레오네 패밀리가 다뤘던 밀주다. 이야깃거리가 있는 술에 흥미를 느낀다. 앞으로 더 열심히 팔겠다.

배자한 다른 인테리어. 자세히 뜯어보면 재밌는 디테일이 많다. 우리는 커튼으로 기와를 표현한다. 현판에 쓴 글자는 한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한글이다. 액자에 빔으로 쏘고 있는 명화까지 재미있는 공간 디테일로 의도했다.

😈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활용해 인테리어 한 끗 차이를 만든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다른 사장님이 들려줄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

오뎅바 사장님이 스테인드글라스 조명을 쓴 이유

유리창 너머로 비친 스테인드글라스 조명이 거리를 부유한다
슌노오뎅 최시윤 대표. 니혼슈와 어울리는 오뎅을 개발중이다. 오뎅가게만 30년 운영한 부산 장인어른에게 직접 배웠다
슌노오뎅 최시윤 대표는 니혼슈와 어울리는 오뎅을 개발중이다. 오뎅가게만 30년 운영한 부산 장인어른에게 직접 배웠다. ⓒfrice

사장님의 한 끗 차이, 스테인드글라스 인테리어
(1)서울 상수동 슌노오뎅
@SHUNNO_ODEN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22 1층 좌측 | 19:00 ~ 05:00 매주 월요일 휴무


슌노오뎅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 조명
ⓒfrice

Q. 업장에 설치된 작품은 무엇인가?

천장에서 떨어지는 조명장치다. 바 테이블 위에 4개 설치했다.

Q. 스테인드글라스는 어떻게 접했나?

3년 전? 창업을 준비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해 실내 인테리어를 공부했다. 당시 한창 핫한 인테리어가 스테인드글라스였다.

자세히 살피면 스테인드글라스의 양면을 모두 볼 수 있는 조명이다
자세히 살피면 스테인드글라스의 양면을 모두 볼 수 있는 조명 ⓒfrice

Q. 실제로 설치한 소감이 궁금하다.

내심 원했던 ‘한 끗’이 생겼다. 사실 요즘 일본풍 주점이 많이 생겼지 않나! 우리도 마찬가지다. 사케나 고구마소주같은 외국산 술을 파는데다 콘셉트도 일본 현지의 오뎅바다. 이국적인 무드를 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별화 또한 절실했다. 차별화 포인트를 빈티지 조명장치로 잡았다. 가게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했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스테인드글라스가 됐다.

슌노오뎅 안팎으로 보이는 스테인드글라스 조명. 차분한 색으로 공간이 따뜻하게 채워진다
슌노오뎅 안팎으로 보이는 스테인드글라스 조명. 차분한 색으로 공간이 따뜻하게 채워진다. ⓒfrice

Q. 굳이 제작한 이유가 있다면?

사실 조명을 스테인드글라스로 쓸 계획은 없었다. 업장 내 실내 인테리어가 완성될 무렵, 조명이 고민이었다. ‘우리 가게와 딱!이다’ 하는 조명을 발견하지 못했다. 벽장식 인테리어 견적을 위해 스테인드글라스 업체에 방문했는데, 거기서 슌노오뎅과 딱 어울리는 조명이 걸려있더라.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해버렸다. 오뎅바를 준비하며 제일 잘한 인테리어다.

유리창 너머로 비친 스테인드글라스 조명이 거리를 부유한다
유리창 너머로 비친 스테인드글라스 조명이 거리를 부유한다. ⓒfrice

Q. 업장에 설치한 작품이 가장 아름다워보일 때는 언제인가?

추운 계절 새벽. 슌노오뎅은 오후 7시부터 새벽 5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식당이다. 한밤중 피크타임이 끝나고 새벽이 다가오면 스테인드글라스 조명만 켜둔다. 키친에서 입구를 바라보면, 창문에 반사되서 보이는 조명이 인상적이다. 가게 문을 여는 오후 7시는 살짝 밝은 조도를 유지한다. 이 또한 아름답다.

Q. 최근 인상깊게 구경한 한국 스테인드글라스는?

삼청동 아원공방 에 전시중인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SNS로 구경했는데 우리 가게에 데려오고 싶었다. 기발하고 아름답다.

슌노오뎅의 수제오뎅
ⓒfrice

Q. 업장에 작품을 설치한 후 무엇이 변했나?

빛이 우리를 표현할 새로운 수단이 된다. 마포구는 대체로 트렌디한 동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귀엽거나 가벼운 이미지가 어울린다. 한편 우리에겐 진지하고 무거운 이미지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대를 이어 오뎅을 만든다는 게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장인정신과 트렌드의 공존. 슌노오뎅의 정체성이 조명의 색과 톤으로 표현됐다.

슌노오뎅 전경. 포토존에 놓여있는 제품은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 물건이다
슌노오뎅 전경. 포토존에 놓여있는 제품은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 물건이다. ⓒfrice

Q. 마지막 질문이다. 또다른 자랑거리를 소개한다면?

매장 앞 작은 벽. 오뎅바 손님들이 사랑하는 포토존이다. 소품을 활용해 일본 동네 버스정류장처럼 꾸몄다. 퇴근 후 집 앞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눈에 띄는 작고 편한 가게를 의도했다. 혼자 술 마시고 싶은데 약속은 따로 잡기 귀찮을 때 가는 주점. 혼술이 맛있는 가게가 되는 게 우리의 목표다.

😈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활용해 인테리어 한 끗 차이를 만든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다른 사장님이 들려줄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