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제꺼예요! ‘시치미’ x 키링
프라이스 메이커
그거 제꺼예요! ‘시치미’ x 키링
전통과 현대의 결합에 대한 시도와 작품은 유구했습니다. 우리 전통 제품의 아름다운 형태를 따오거나 색감, 패턴 등을 현대의 어떠한 물건과 조합 하면서요. 프라이스는 이를 조금 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고유한 전통문화의 본질과 그 정수를 추출해 우리의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는 디자인 유산으로 남기고자 하는 것이죠. 우리의 이런 시도를 보여주는 다음 프로젝트로 현대판 시치미를 기획했는데요! 기획 스토리부터 직접 써볼 수 있는 기회까지 전달해드릴게요.
프라이스 메이커는 우리 주변의 물건을 한국적인 미감과 스토리를 가미하여 새롭게 기획하고 쓸모있는 물건으로 만들어내는 메이킹 프로젝트입니다.
키링 달고 다니시나요?
요즘 가장 핫한 액세서리라고 하면 단연 키링이 아닐까 싶어요. 작은 아크릴부터 보송보송한 인형까지 온갖 키링들이 가방이나 옷에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방에 인형을 여러개씩 달고 다니던 어린시절이 절로 생각났어요. 프라이스는 이러한 키링을 관찰하며 우리의 디자인 시드를 발굴해보았습니다.

프라이스의 이번 프로젝트는 일상의 작은 불편함을 해결해보자는 스몰토크에서 시작되었어요. 우리가 자주 머무르는 사무공간과 생활공간 속에서 어떤 불편함이 있었는지 하나씩 던져보니 보관과 식별에 대한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보관과 식별의 이슈를 중점으로 주변 물건 중 공통 의견이 다양하게 나온 우산이라는 사물을 기준삼아 아이디어를 확장했습니다. 불편점을 개선하고 이를 제품으로 실체화하면서 ‘한국 문화 유전자’와 ‘K-디자인 유전자’를 결합하여 디자인 스토리를 구체화 했죠.


나를 찾아줘
한국 문화 유전자를 살펴볼까요. 인간에게는 수면욕 ,식욕, 성욕 외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 고픈 욕구가 있다고 하죠. 예술가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자신의 이름을 태깅 (tagging) 하면서 치열하게 삶을 기록합니다.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고, 문패를 걸고 호패로 나를 증명했습니다. 태그의 본질은 자신의 물건을 식별하는 것과 더불어 기록하고 증명하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타인의 물건과 구별하기 위해 우리는 이름표를 답니다. 물건에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또는 나이에 따라 학번을 기록합니다. 이때 훼손을 막기위해 스티커를 붙이고 그 위에 투명테이프를 한번 더 감아주는 섬세함도 놓치지 않는 센스! 생각해보면 예전에 우산을 사도, 가방을 사도 네임태그가 기본적으로 달려있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요즘엔 자신의 이름을 물건에 새기는 것이 촌스럽다 여겨져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대신 다양한 디자인의 악세서리를 달아 놓음으로써 자신의 것이라는 표식 이외의 개성을 표현하곤 합니다. 남들이 다 가지고 있어서 갖고 싶은게 아니라, 나만의 것임을 표시할 수 있는 표식을 원합니다. 똑같은 모양의 인형키링이어도 제각기마다 옷을 입히거나 다른 액세서리를 붙여 꾸미는 행동에서도 내것을 구분하고자 하는 니즈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시치미를 떼다
시치미 떼지마!
많이 들어본 말입니다.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은 ‘자기가 하고도 아니한 체,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태도’를 의미하는데요. 그럼 이 시치미가 무엇일까요? 시치미는 매의 꼬리 깃에 소뿔을 깎아 주인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 방울과 함께 매다는 일종의 인식표입니다. 이 말은 고려시대 성행한 매사냥 에서 생긴 말로, 매사냥이 성행하게 되자 남의 매를 슬쩍 자기 매로 가져가는 경우가 생겨 매의 주인을 밝히기 위하여 이름이나 주소 따위를 적어서 매의 꽁지 위의 털 속에다 매어두는 네모진 뿔이 있었는데 이것이 ‘시치미’였어요.

시치미는 패각, 방울, 망우 등의 세가지로 구성됩니다. 시치미의 본체격인 ‘패각’은 소뿔을 직사각형으로 잘라 그 위에 매 주인의 이름과 주소를 새겼습니다. 여기에 매가 사냥감을 쫓아 숲속이나 기타 장소로 갔을 때 매의 위치를 알기 위한 장치인 ‘방울’을 달았고요, 매의 깃털색과 구분되는 ‘백깃’을 매의 꼬리보다 약 2~3cm 길게 달아 늘어뜨렸습니다. 여기에 청실, 홍실등의 색실을 넣어서 멋을 내기도 했어요. 매의 이름, 종류, 빛깔과 주인의 이름등을 적어서 달아두던 시치미. 식별과 장식까지 함께할 수 있었던 이 물건을 우리의 아이디어와 접목해보기로 했어요.

현대판 시치미
“물건에 매어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고, 자신의 것을 쉽게 식별 할 수 있어 분실을 방지하는 나만의 tagging accessory”
자신의 물건을 식별하기 위한 본질적 기능 뿐 아니라 개인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욕구로 확장되고 있는 태깅문화에서 영감받은 프라이스 시치미. 일상의 문제를 인식하고 한국 문화 유전자 속 연결고리를 추출하여 K-디자인 코드를 부여해 프라이스만의 새로운 감성으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